추억의 '다이애나'… 폴 앵카 한국 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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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캐나다의 한 작은 마을에 16살 소년이 살고 있었다. 두 살 연상의 이웃집 소녀에게 마음을 뺏긴 그는 그녀에게 바치는 곡을 쓴다. 그렇게 만들어진 '다이애나(Diana)'는 세계적 히트곡이 됐다. 약 50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65세 은발 신사 폴 앵카(사진)가 한국을 찾는다. 다음달 21일 오후 6시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공연한다(1544-1555). 공연을 한달여 앞둔 11일 오전, 미국에 있는 그와 전화로 인터뷰했다.

"어릴 때는 아무래도 목소리 톤이 좀 높았죠. 50년이 흐르는 동안 저는 새로운 스타일을 끊임없이 받아들였습니다. 그래서 목소리도, 스타일도 많이 달라졌지요."

세계 투어 중인 그는 여전히 건재하다는 평을 듣는다. 물론 세월을 이길 수는 없다. 그는 "건강한 몸과 마음, 목소리를 유지하기 위해 규칙적으로 운동한다"고 말했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그는 젊다.

"젊은 재즈 아티스트인 마이클 부블레가 노래하는 걸 들은 뒤 그의 음반 프로듀서를 맡게 됐어요. 제겐 아주 중요한 전환점이 된 작업이었죠. 그 이후 제가 좋아하는 곡들을 모아 스윙으로 편곡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태어난 앨범이 지난해 발표한 'Rock Swings'다. 본조비의 'It's my life', 오아시스의 'Wonderwall', 마이클 잭슨의 'The Way You Make Me Feel' 등을 폴 앵카식으로 재해석해 담았다. 요즘에는 R&B 뮤지션 크렉 데이빗, 록밴드 콜드플레이와 'You are Beautiful'로 정상에 오른 영국 출신 신인 블런트, 첼리스트 요요마의 음악을 즐겨 듣는다고 했다. 크렉 데이빗은 마침 20일 내한 공연을 앞두고 있기도 하다. 그는 한 시대를 풍미한 가수이면서 뛰어난 음악인이기도 했다. 이제는 명곡이 된 'My Way'도 그가 프랑스 샹송에 가사를 붙여 프랭크 시나트라에게 헌정한 곡이다. 그는 "사랑이야말로 음악적 영감을 일깨우는 가장 강력한 힘"이라고 말했다. 인사말도 잊지않았다.

"한국 팬들은 열정적이죠…만날 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팬들에게 추억의 명곡과 새 곡을 두루 들려드리겠습니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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