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젖은 브레이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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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갑자기 비가 내려 물이 고인 도로를 주행했을 경우 또는 바퀴를 닦는 등 세차를 하고 난 직후, 브레이크를 밟아보면 평소처럼 제동이 잘 안 되는 것을 체험하게 된다. 이것은 브레이크 라이닝이 물에 젖어 잠시 탄력을 잃었기 때문이다.
브레이크 라이닝은 석면질 같은 구조여서 물과 열에 약하다.
긴 내리막길을 달릴 때 브레이크 페달을 계속해서 밟으면 고무 타는 냄새가 나고 브레이크 페달이 딱딱해지면서 제동력이 감소되는 브레이크 페이드 현상이 생기는 것도 이 때문이다.
브레이크 라이닝이 일단 물에 젖어 기능이 떨어졌을 경우는 일단 속도를 줄여 천천히 가면서 브레이크 페달을 가볍게 여러 번 밟아주어야 한다. 그렇게 하면 브레이크 내부에 강한 열이 발생하게 되고, 그 열로 브레이크 라이닝의 수분이 증발하게 되어 단시간 내에 브레이크가 제 기능을 회복하게 된다. 이때 주의할 것은 구동토크가 크고 스피드가 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레버를 2단에 두는 방식이 가장 이상적이라는 점이다.
한편 비오는 날에는 타이어가 평소보다 자주 펑크나게 마련인데 이는 떡을 썰 때 칼에 물을 적시고 자르면 물이 윤활제역할을 해 잘 잘리는 것과 마찬가지로 타이어가 젖어있으면 노면에 떨어져 있는 금속이나 뾰족한 돌의 끝이 칼과 같아져서 물이 윤활제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비오는 날에는 비포장도로에서 특히 조심해야하며 맑은 날 세차한 후에는 반드시 타이어의 물기가 가신 뒤에 정상 주행토록 해야한다. 또한 타이어의 마모가 심한 자동차는 교환 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해야한다.
타이어의 수명은 겉 부분의 무늬 홈(트레드)의 깊이로 기준을 잡게 되는데 이 깊이가 1.6㎜ 이내가 되면 타이어의 수명이 다한 것으로 판단하고 교환해야 한다. 최근의 타이어는 비포장도로 주행의 기회가 적은 이유로 트레드 부분은 보강되어 있으나 승차감을 높이기 위해 타이어 옆부분은 상대적으로 약하게 만들어져 있으므로 운행이나 주차시 타이어가 인도 블록 등에 충격을 받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타이어 점검시 옆부분의 상처여부를 잘 관찰하여 운행 중 타이어의 파스 등을 예방하여야 한다.
박내호 <한국자동차보험 안전관리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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