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중국 ZTE 제재할 땐 언제고 "회생 협력할 것"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트럼프(左), 시진핑(右)

트럼프(左), 시진핑(右)

 중국 내에서도 스마트폰 판매를 중단했을 정도로 막다른 길에 몰렸던 중국 통신장비업체 ZTE가 기사회생할 수 있을까. ZTE의 숨통을 쥐고 흔들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화해의 손짓을 내밀어, 향후 펼쳐질 미ㆍ중 무역 담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중국 대형 휴대폰 업체 ZTE가 다시 신속하게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협력하고 있다”는 글을 올린 후 “미 상무부에도 지시를 내렸다. ZTE는 중국에서 너무 많은 일자리를 잃었다”고 썼다.

앞서 미 상무부는 지난달 16일 ZTE에 대해 7년간 미국 기업과 거래를 하지 못 하게 하는 강경한 제재를 결정했다. 대북 및 대이란 제재를 위반했다는 것이 이유였지만 실제로는 첨단 산업 발전에 주력하는 중국을 견제하려 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었다.

중국은 미국산 수수에 반덤핑 예비 판정을 내리며 맞불을 놓고 “미국의 ZTE 제재는 전형적인 일방주의이자, 경제패권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지만, 사실상 속수무책이었다.

따라서 미 정부가 ZTE에 대한 제재를 푼다면 ‘병 주고 약 주는’ 셈으로, 향후 중국과의 무역 관련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서란 해석이 분분하다.

스티븐 므누신(왼쪽) 미 재무장관과 윌버 로스 상무장관(오른쪽)이 지난 4일 미·중 무역 협상을 위헤 베이징 호텔을 나서고 있는 모습. [AP=연합뉴스]

스티븐 므누신(왼쪽) 미 재무장관과 윌버 로스 상무장관(오른쪽)이 지난 4일 미·중 무역 협상을 위헤 베이징 호텔을 나서고 있는 모습. [AP=연합뉴스]

중국 대표 통신장비업체이자 스마트폰 판매에서 시장점유율 세계 9위를 달리고 있는  ZTE 제재는 미국 정부가 중국에 ‘크게 한 방 먹인’ 대표적인 사례다. 이 회사는 부품의 30%가량을 미국에서 조달하고 있어, 미국의 제재 이후 통신장비ㆍ휴대전화 등을 생산하는 업무가 마비됐다.

회사의 생존이 위협받는 상황이 되자, 지난 9일에는 아예 공고문을 내고 “미 상무부 산하 산업안보국(BIS) 제재의 영향을 받아 회사의 주요 영업활동을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히기까지 했다. 미 상무부에도 제재 유예를 공식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중국 내에서도 스마트폰 판매를 중단했으며 인력을 축소해야 하는 상황이니 제재를 유예해달라는 내용이었다.

관련기사

한편 류허 부총리가 이끄는 중국 측 경제 대표단은 이번 주 미국을 방문한다. 이번 달 초 미국 대표단이 중국 베이징을 찾아 무역 관련 협상을 벌였으나 어떤 성과도 없었다.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