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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쥐라기 공원'이 열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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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타임머신을 타고 1억 년 전 공룡과 대화할 수 있는 '2006 공룡세계엑스포'가 14일부터 6월 4일까지 경남 고성에서 열린다. 공룡을 주제로 처음 열리는 국제 행사로 국내외 관광객 150여만 명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룡엑스포가 이곳에서 열리는 것은 고성군 내 곳곳에 공룡 발자국 화석 5000여 개가 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2000여 개가 몰려 있어 세계 3대 공룡 발자국 화석지의 하나로 꼽히는 상족암(천연기념물 제411호.하이면 덕명리)은 '한반도 쥐라기 공원'으로 불린다. 행사는 14일 오전 8시30분 당항포 국민관광지 주행사장에서 막이 오른다. 백악기 시대를 재현한 '다이노 피아관'에서는 이구아노돈과 브라키오사우루스.티라노사우루스 등을 입체영상으로 즐길 수 있다.

공룡대교류관에서는 세계적인 공룡박물관들인 중국 쓰촨(四川)성 쯔궁(自貢)과 일본 후쿠이(福井)현 공룡박물관이 소장한 공룡과 고생물 화석 181점을 옮겨와 전시한다.

국내 처음 공개하는 깃털 달린 화석과 아시아에서 발굴된 공룡화석 가운데 가장 큰 추안지에사우루스의 27m짜리 전신골격 모형도 볼 수 있다.

행사기간 중 매일 오후 1시30분과 오후 5시 두 차례 주행사장 수변무대에서는 초식공룡 줄루(Zula)가 육식공룡에 대항해 위험에 처한 동료들을 구하는 내용의 뮤지컬 '공룡 줄루'가 펼쳐진다. 또 매일 오전 11시와 오후 5시에는 각종 공룡 캐릭터가 출연해 퍼레이드를 한다.

당항포 앞바다에서는 행사기간 하루 두 차례씩 호주 10인조 수상스키 전문 공연단인 'WA Show' 스키팀이 인간 피라미드 등 아홉 가지 레퍼토리로 화려한 수상 쇼를 벌인다.

당항포 주행사장과 상족암, 세계에서 가장 작은 공룡 발자국이 발견된 어신리, 옥천사 등 고성군 내 대표적인 공룡 발자국 화석지를 둘러보는 셔틀버스도 하루 한 차례 운행한다.

공룡박물관 명예관장인 진주교대 서승조 교수는 "이번 엑스포가 보고 즐기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1억 년 전의 지구 생태계에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고 말했다.

◆ 공룡 발자국 감상법=공룡 발자국 2000여 개가 있는 상족암에 가면 초식공룡 무리들이 뒤뚱거리며 걸어가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다. 이 발자국들은 지금부터 1억 년 전인 중생대 백악기 전기 때 공룡들이 움직이면서 진흙 위에 남긴 것이다. 진흙이 말라 발자국들이 딱딱해 진 뒤 뜨거운 용암 더미가 덮치면서 화석으로 남았다.

발자국 하나하나의 모양과 방향을 살펴보면 1억 년 전 공룡의 움직임을 알 수 있다. 방향과 보폭이 일정하지 않으면 큰 공룡 등에 쫓긴 작은 공룡의 발자국으로 보면 된다. 발자국 앞쪽이 깊게 파였으면 달려갔고, 발자국의 깊이가 일정하면 조용히 걸어간 것이다.

촛대바위 앞 '공룡들의 무도회장'으로 이름 붙여진 곳도 압권이다. 수많은 공룡이 밟고 밟아 지층이 헝클어진 이곳은 공룡들이 먹거리를 서로 차지하려고 싸운 곳이다. 두 발 또는 네 발로 걸었는지에 따라 2족 보행, 4족 보행으로 구분된다. 발자국의 모양에 따라 새 발자국을 닮은 조각류(鳥脚類), 발가락 끝이 뾰족하고 삼지창을 닮은 수각류(獸脚類), 발가락 구조가 보이지 않고 코끼리 발자국 같이 둥근 모양의 용각류(龍脚類)로 나뉜다.

고성=김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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