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 수업에 '회화 술술'

중앙일보

입력

안양외고는 2006학년도 서울대 및 연.고대에만 173명을 합격시켰고 일본 유명대학에도 4명이 진학하는 쾌거를 이루어냈다. 신흥 명문, 안양외고를 만나본다.

-교감선생님과 재학생 대담

[이 : 이충실 교감 선생님 / 최 : 중국어과 2학년 최정윤 학생]

이 : 정윤이가 입학한 지 벌써 1년이 지났구나. 학교생활은 어떠니?

최 : 합격자 발표날 정말 감동했어요. 고등학교 가면 선.후배 관계도 어렵고 공부만 해야 할 것같아 걱정했거든요. 그런데 선배들이 운동장에서 교가를 부르면서 신입생들에게 선물을 하나씩 전달해주는데 가슴이 뭉클했어요.

이 : 고등학교라는 새로운 공간에 모이는 첫날이라 안심시켜 주고 싶었단다.

최 : 저도 올해 신입생들에게 선물을 줬는데 받던 때와는 또다른 느낌이었어요. 선배로서 책임져야 할 동생들이 생긴 기분이에요.

이 : 그런데 외고에 온 걸 후회하지는 않니? 내신 걱정도 됐을 테고.

최 : 2008학년도에 내신이 중요하다는 이유로 외고 지망생이 줄었지만 저는 공부하는 분위기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힘들수록 다들 더 열심히 할테고, 그러면 내신과 수능을 함께 잡을 수 있다고 믿었어요. 중학교 때부터 중국어 통역사가 되고 싶었는데 그 꿈이 안양외고에서 더 구체화되는 것 같아요.

[이충실 교감선생님 미니 인터뷰]

Q : 2006학년도와 2007학년도 안양외고 입시는?

A : 안양외고는 내신 실질 반영률이 아주 낮다. 10%까지는 만점, 20%까지는 -1점이라 적성검사 1문제 차이도 안 난다. 2006학년도 영어는 100점 만점 중 50점의 큰 비중을 차지했지만 전체적으로 난이도를 낮추고 언어와 창의사고력의 변별력을 높였다. 올해는 영어 배점을 40점으로 낮추고 창의력이 포함된 적성검사를 더 어렵게 출제할 방침이다. 400명 정원에 220여명을 특별전형으로 선발한다.

Q : 안양외고만의 특별한 학습 시스템이 있다면?

A : 다른 학교와 달리 12월에 신학기가 시작된다. 합격 후부터 새 학기 시작 전까지의 누수 현상을 막고자 함이다. 연말이나 명절에도 연휴 관리프로그램을 가동해 마음 놓고 공부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 준다. 학생들이 자유롭게 신청하는 특강은 인원이 차지 않으면 폐강하므로 선생님들이 더 열정적으로 수업을 개설하고 연구한다. 매년 2회씩 학생들의 담임 평가, 학과부장 선생님의 교사 평가, 교사들의 교감 평가도 이루어지고 있다.

[중국어과 2학년 최정윤 학생 미니 인터뷰]

Q : 입시준비는 어떻게 했나?

A : 외고라서 기본적으로 영어를 열심히 했다. 토플이 아닌 시중 문제집 위주로 공부했는데, 토플을 더 열심히 했었으면 좋았겠다고 생각한다. 창의사고력은 선행이 필요하지 않지만 아는 범위를 더 깊이 있게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 언어시험은 독서가 많은 도움이 됐다.

Q : 안양외고만의 자랑거리가 있다면?

A : 우리 학교는 일본.베트남.인도 유명학교와 자매결연해 학생이 원하는 나라에 가서 홈스테이를 한다. 1학년 때는 중국 북경으로 일주일간 해외문화 탐방을 다녀왔다. 입학 후 6개월이 지났을 뿐인데 간단한 인사나 물건 값을 깎는 수준의 회화가 가능했다. 또 우리 학교는 종소리가 없다. 나중에 사회에 나가면 스스로 시간을 관리할 줄 알아야 하는데, 3년간 학교 생활 속에서 하루 계획을 짜고 시간을 지키는 법을 자연스럽게 배우게 된다. 학교에서 작은 것까지 우리를 믿고 인정해 주기 때문에 자신감이 생기고 그만큼 책임의식을 갖게 된다.

<전문가 조언>

영어(이지외국어학원 정랑호 원장)

안양외고는 정원 400명 중 영어과에 4반 160명을 선발한다. 정확한 입시요강은 4월말 확정 예정이나, 학교 관계자에 따르면 영어특기자의 경우 기존 30명에서 40명으로 정원을 늘릴 계획이다. 또한 성적우수자도 90명에서 140명으로 증원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2007학년도 입학 희망자들은 내신을 잘 관리하고, 해당시험을 준비해 특별전형을 노려볼 만하다. 타외고와 비교하여 영어독해능력을 중시하며 독해를 통한 문법의 이해와 어휘능력, 내용파악 실력을 평가한다. 평소 TOEFL CBT 기출문제집을 구입해 많이 풀어보면서 중장문 독해능력과 함께 어휘.문법 실력을 쌓아두는 것이 도움이 된다.

♠ 특별전형 영어특기자(영어과) : 지원자격은 TOEFL CBT 213점(IBT 80점), TOEIC 750점, TEPS 700점, PELT 2급 이상이다. 전형방법은 영어실기평가(50점)와 면접(50점). 영어실기평가는 토플식 지필평가로만 구성되며 50분 25문항으로 어휘 및 표현, 문법 및 문장완성, 독해가 2:3:5의 비율로 출제된다. Essay 평가는 기존에는 없었으나 2007학년도 입시에 새로 반영될 확률이 높다. 면접시험은 원어민 교사가 함께 진행한다. Part I에서는 자기표현능력과 학습계획 등 학생의 자질과 일상회화 능력을, Part II에서는 주어진 영어지문에 대한 이해력을 평가한다.

♠ 특별전형 성적우수자 및 학교장추천 : 안양외고는 내신성적만으로 성적우수자 모집인원의 1/3을 1차로 선발하고 나머지 2/3는 내신점수150점과 적성검사 50점을 합산하여 선발한다. 적성검사 중 영어적성검사는 20점(15문항)이며 30분간 진행되며 어휘 1, 문법 2, 독해 12문항으로 구성된다.

♠ 일반전형 영어실기 : 현재 일반전형은 교과성적 200, 영어실기 50, 적성검사 50 등 총 300점이며, 영어실기(50분, 30문항)는 다시 듣기평가(배점 15)와 독해평가(배점 50)로 나뉜다. 듣기시험은 2006학년도 경우 12문항이 출제되었으며 유형별 토익 유사문제들이었다. 독해시험은 어휘 1~2, 문법3~5, 독해 16문항 등 총 23문항이 출제됐다.

특목고 대비 - 창의사고력 (페르마 신동엽 본원장)

2006학년도 안양외고 특별전형 적성검사는 50점 만점의 37문항을 90분간 풀도록 했다. 영어와 언어가 15문항씩, 창의력이 7문항 출제되었다. 영어와 언어 배점이 20점, 15점이었으므로 상대적으로 적게 출제된 창의사고력의 배점 비중이 높아졌다. 창의사고력은 단답형의 주관식 형태이며 특별전형 7문항 중 4문항은 통합사고력이 요구되었다.

일반전형은 100점 만점으로 영어가 50점, 창의사고력.언어가 각각 25점이었다. 올해는 영어가 40점, 언어와 창의사고력이 60점으로 배점이 바뀔 예정이며, 언어보다 창의사고력의 난이도를 높일 방침이다. 경기권 외고 공동출제 4문항을 포함해 13문항이 출제된 일반전형 창의사고력은 약 7문제에서 통합사고력을 필요로 했다.

안양외고는 올해 대학입시에서 60명이 넘는 학생들이 의.약대로 진학했다. 의.약대 를 꿈꾸는 학생들이 안양외고에 입학하려면 창의사고력이 특히 강조되는 실생활 관련 부분을 수리적 개념으로 연결할 수 있어야 한다.

논리적 사고를 바탕으로 실생활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기 위해서는 수량과 관계된 수학적 사실이나 현상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2008학년도 서울대 통합형 수리논술 예시문제는 한 모임에서 처음 본 사람끼리 악수를 한 횟수를 묻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 정해진 답을 찾아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을 어떻게 표현하느냐 하는 것이 창의사고력의 핵심이다.

창의사고력 문제는 단원별로 구성된 것이 아니고 모든 단원이 얽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리개념을 단원별로 학습하는 것은 특목고 입시에 적합하지 않다. 따라서 각 단원을 완전히 마스터 하는 것은 물론, 문제 해결에 사용된 모든 단원을 함께 이해하며 응용력을 길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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