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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 누드모델 몰카’ 피해 남성, 워마드 회원 2명 고소

중앙일보

입력

지난 1일 남성혐오 사이트 ‘워마드’에 올라온 유출사진(왼쪽). [뉴스1]

지난 1일 남성혐오 사이트 ‘워마드’에 올라온 유출사진(왼쪽). [뉴스1]

홍익대 회화과 누드크로키 수업 도중 몰래 사진 찍힌 남성 누드모델이 인터넷 사이트 ‘워마드’ 회원 2명을 경찰에 고소했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피해자인 남성 모델이 모욕 혐의로 워마드 회원 2명에 대한 고소장을 접수했다고 9일 밝혔다. 이들은 해당 모델에 대해 성적인 비하 댓글을 단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은 지난 1일 남성 혐오와 여성 우월주의를 주장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워마드’에 ‘미술수업 남 누드모델 조신하지가 못하네요’라는 제목의 사진이 올라오면서 시작됐다. 해당 사진은 당일 홍대 회화과 크로키 수업의 쉬는 시간에 몰래 촬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유포된 사진에는 모델의 얼굴과 신체 주요 부위가 그대로 드러났다. ‘누워 있는 꼴이 말세다’ 등 모델을 성적으로 조롱하는 내용의 게시물이 올라온 것이다. 해당 게시물은 2일 페이스북 익명 게시판인 ‘홍익대 대나무숲’을 통해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었고 3일 오전 삭제됐다. 이 게시 사진에 남성 모델을 성적으로 조롱하고 비하하는 댓글이 달리면서 2차 피해가 발생했다.

경찰은 몰카 사건의 피의자 검거와는 별개로 이번에 고소장이 접수된 워마드 회원 2명에 대해 IP추적에 나서는 등 수사를 벌일 계획이다.

해당 사건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가 이어지자 홍대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해 범인에 대한 정당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 홍대 페이스북]

해당 사건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가 이어지자 홍대는 경찰에 수사를 의뢰해 범인에 대한 정당한 처벌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 홍대 페이스북]

또 경찰은 “강의실에 학생 20명 정도가 있었다고 한다”는 학교 한 관계자의 말을 토대로 당시 현장에 있던 학생과 교수 등을 대상으로 참고인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일단 참고인 조사와 당시 현장에 있던 이들의 휴대전화 조사를 우선 진행하면서 사진이 처음 올라왔던 인터넷 커뮤니티 ‘워마드’에 대한 강제 수사도 병행할 방침이다. 다만 워마드 서버가 해외에 있는데다가 운영진 소재 파악이 쉽지 않아 다소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경찰 관계자는 “워마드 운영진에 이메일을 보내 협조 요청을 해봤는데 원활하지 않다”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지금은 피의자 특정에 주력할 단계”라면서도 “수사 진행 상황을 봐가면서 ‘악플’에 대한 수사도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번 사안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된 만큼 참고인들의 휴대전화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에 우선순위를 두고 신속하게 진행할 계획이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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