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모바일 첫 화면서 뉴스·실시간 급상승 검색어 제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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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가 지난달 25일 오전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과 관련해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 본사를 항의방문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의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뉴스1]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가 지난달 25일 오전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과 관련해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 본사를 항의방문한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의원들의 발언을 듣고 있다. [뉴스1]

국내 최대 포털업체 네이버가 모바일 첫 화면에서 뉴스를 제외하고, 검색 중심의 첫 화면으로 개편하겠다는 뉴스 및 댓글 관리안을 발표했다. 또 뉴스 편집에서 손을 떼고 뉴스를 클릭하면 언론사 사이트로 연결하는 ‘아웃링크’ 도입도 추진하겠다고 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9일 오전 서울 역삼동 ‘네이버 파트너스퀘어 역삼’에서 연 뉴스 및 뉴스 댓글 서비스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3분기 이후부터 네이버는 더 뉴스 편집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네이버는 먼저 모바일 첫 화면에서 뉴스를 제외하고, 검색 중심의 첫 화면으로 개편하기로 했다.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도 모바일 첫 화면에서 뺄 계획이다.

네이버는 모바일 첫 화면을 가칭 ‘홈판’, ‘검색판’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한 대표는 “첫 화면에 뉴스가 집중적으로 배치되는 근본적인 문제 개선 없이 기술적 개선 방안만으로 댓글을 개선한다면 문제는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네이버는 또 올해 3분기에 언론사가 직접 편집하는 ‘뉴스판’을 신설하기로 했다. 뉴스판은 첫 화면을 옆으로 밀면 나오는 두 번째 화면에 위치한다. 여기에서 나오는 광고 이익은 수수료를 제외하고 언론사에 돌려주기로 했다. 독자 관련 데이터도 제공한다.

또 개인 관심사에 기반한 뉴스 추천 서비스인 ‘뉴스피드판’도 만든다고 한다. 이 공간은 네이버의 인공지능(AI) 추천 기술인 에어스(AiRS)로 운영된다. 이 두 공간의 댓글 허용 여부ㆍ정렬 기준 등 정책은 언론사가 직접 결정하도록 할 방침이다. 한 대표는 “사람에 의한 뉴스 편집을 더 이상 하지 않고 언론사가 직접 편집하면 사용자마다 뉴스 소비 동선이 달라져 뉴스 댓글에 쏠린 관심도 분산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 대표는 언론사들이 요구해 온 아웃링크 전환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동의한다”며 “일괄적인 아웃링크 도입은 어렵지만, 언론사와의 개별 협의를 통해 적극 추진하겠다”고 했다.

최근 ‘드루킹 사건’으로 논란을 빚은 댓글 서비스에 대해선 개별 언론사가 댓글 허용 여부나 정렬 방식 등 정책을 결정하게 할 방침이다. 또 사용자 패턴을 더 면밀하게 감지하고, 매크로(자동 프로그램) 공격에 대해 24시간 감시 체제를 강화한다는 게 네이버의 설명이다. 이 밖에도 소셜 계정의 댓글 작성 제한, 동일 전화번호로 가입한 계정들을 통합한 댓글 제한, 반복성 댓글 제한, 비행기 모드를 통한 인터넷주소(IP) 변경 방식 대응 등도 도입할 방침이다.

한 대표는 “정치ㆍ선거기사 댓글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임을 고려해 6ㆍ13 지방선거 기간까지 정치ㆍ선거기사 댓글은 최신순으로만 정렬하고, 사용자가 댓글 영역을 클릭했을 때만 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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