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공사장서 인부 때리고 설계도 던지는 영상 속 여성, 이명희 맞다"

[사진 제보영상 캡처]

호텔 공사장에서 작업하던 인부들을 때리고 밀치는 등 폭력을 행사한 당사자가 한진그룹 일가의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이 맞는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확인됐다.

7일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최근 공개돼 논란이 된 영상에 나오는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한 결과 이 같은 진술을 확보했다. 앞서 지난달 중순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광고 회의 중 광고회사 직원들에게 물을 뿌렸다는 '물벼락 갑질'로 논란이 된 이후, 조 전 전무의 어머니인 이 이사장으로 추정되는 인물의 음성 파일과 동영상 등이 온라인상에 확산됐다.

경찰은 이 영상이 2014년 5월 그랜드 하얏트 인천 호텔 증축공사장이라는 것을 파악하고 영상 속 당사자들을 조사했다. 복수의 피해자가 "이 이사장이 맞다"고 진술했으며 "이 이사장의 처벌을 원한다"고 경찰에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양호 회장의 부인이자, 조현민 전무의 어머니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 [연합뉴스]

이 영상에는 이 이사장이 설계도면 수백장을 바닥에 내팽개치고 작업자들에게 고성을 지르며 삿대질하는 모습이 나온다.

경찰은 이 이사장을 폭행 및 업무방해 혐의로 입건해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한 다음, 수사를 본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한 경찰 관계자는 "(영상 속 범죄사실에 관해) 이명희 이사장이 부인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광역수사대는 그 외에도 운전기사·가사도우미·한진그룹 계열사 직원 등 추가 피해자를 확보해 수사 중이다.

광역수사대 관계자는 "피해자들께서 경찰 조사에 적극적으로 응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조현민(35) 전 대한항공 전무의 경우 종이컵에 든 음료를 맞았던 피해자 2명이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힘에 따라, 업무방해 혐의만 적용해 이번 주 안에 검찰로 불구속 송치할 예정이다.

백민경 기자 baek.minky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