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Fed 기준금리 동결…인플레 전망 강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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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5월 통화정책 회의를 거쳐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다음달 금리 인상 확실시…올 네차례도 가능 #Fed가 성명에 쓴 '대칭적' 표현에 주목 #뉴욕증시 주요지수, 소폭 하락세로 마감 #

Fed는 2일(현지시간) 이틀에 걸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성명을 통해 기준금리를 현재의 1.5∼1.75%로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결정은 참석한 Fed 위원들의 만장일치로 이뤄졌다.

미 연방준비제도(Fed) 건물. [중앙포토]

미 연방준비제도(Fed) 건물. [중앙포토]

이날 금리동결은 시장이 예상했던 대로다. Fed는 그러나 이날 물가인상에 대한 전망을 강화했다는 점에서 주의를 환기시켰다. Fed는 성명을 통해 “12개월 물가가 중기적으로 대칭적 목표인 2% 근처로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지난 3월 성명에 들어있던 ‘물가가 변화하는 추세를 자세히 지켜보겠다’는 문구는 이번 성명에서는 빠졌다. 그럴 필요가 없을 정도로 물가 상승세가 확연한 것으로 해석된다.

시장은 Fed가 성명에 새롭게 사용한 ‘대칭적(Symmetric) 목표’라는 표현에 주목했다. 이는 실제 물가상승률이 2%를 웃돌거나 밑도는 경우 Fed는 두가지 결과에 대해 동일한 정도의 문제의식을 느낀다는 의미다.

결국 물가상승률이 2%를 웃돌 수도 있다는 암시여서, 지금까지 ‘2%에 근접한다’는 표현과 차별된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5월 통화정책회의를 거쳐 기준금리 동결 결정을 만장일치로 이끌어냈다[EPA]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5월 통화정책회의를 거쳐 기준금리 동결 결정을 만장일치로 이끌어냈다[EPA]

뱅크레이트닷컴의 그렉 맥브라이드 경제학자는 “목표가 대칭적이라고 언급하면서 물가가 살짝 목표치를 넘어설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면서 “Fed는 물가가 목표인 2%에 근접하고 있음에도 점진적인 인상 속도를 유지하겠다고 약속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워드 매카시 제프리스 경제학자는 “2% 물가 목표를 ‘대칭적’이라고 묘사한 것은 위쪽으로 물가 편차가 나더라도 물가가 그동안 오랜 기간 목표를 밑돌았던 것을 고려해, 반드시 정책적 대응을 할 필요가 없다는 수사들을 강화하는 의도”라고 강조했다.

실제 소비자물가 지수가 대폭 올랐다. 최근 발표된 3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년 대비 2% 올라, 1년 만에 Fed 목표치에 도달했다. 근원 PCE 가격지수도 1.9%로, 2월의 1.6%를 넘어섰다.

앞으로 금리 인상 추세에 약간의 가속이 붙을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시장은 지난 3월에 이어 6월과 9월 등 총 세차례 금리인상을 예상했는데, 이같은 추세대로라면 12월 한차례 추가 인상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구겐하임 글로벌의 스콧 마이너드 최고투자책임자는 “이날 성명은 Fed의 임무가 완수되었었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준 것”이라며 “완전고용에 도달했으며, 인플레이션은 2%에 달했기에 계획된 금리인상을 진행해도 안전하다고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반적으로 미국 경제가 탄탄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Fed 위원들이 자신감을 갖고 점진적인 금리인상 정책을 고수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Fed가 물가 상승에 대한 전망을 강화하면서 하락세를 보였다.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72% 하락한 2만3924.98에 거래를 마쳤다. 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0.72% 내린 2635.67에, 나스닥 지수는 0.42% 하락한 7100.90에 각각 장을 끝냈다.

뉴욕=심재우 특파원 jw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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