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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 불가능한 피해 속출"…드루킹 '경공모' 해체 선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닉네임 드루킹을 사용하는 김모씨가 운영중인 것으로 알려진 파주시 출판단지내 느릅나무출판사 . 17일 출판사 2층으로 진입하는 복도 생수통에 '경공모' 표시가 돼있다. 김상선 기자

닉네임 드루킹을 사용하는 김모씨가 운영중인 것으로 알려진 파주시 출판단지내 느릅나무출판사 . 17일 출판사 2층으로 진입하는 복도 생수통에 '경공모' 표시가 돼있다. 김상선 기자

민주당원 댓글 여론조작 사건의 주모자로 추정되는 드루킹(김동원·49)이 주도해온 '경제적 공진화 모임'이 1일 공식 해체를 선언한 것으로 2일 확인됐다.

2일 국민일보는 경공모의 핵심 회원인 닉네임 '타이밍'이 1일 경공모 회원들이 있는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에 “경공모 스태프를 대표해 공지사항을 전달한다. 현 시간부로 경공모의 해체를 공식 선언한다”고 밝히면서 해체가 진행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는 이어 “수사의 장기화 및 확대로 언론에 노출된 일부 회원님께 회복 불가능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모임의 존재 목적에 부합하지 않다고 판단, 추가 피해를 방지하고자 한다”며 “네이버 카페는 모두 폐쇄 완료했다. 텔레그램 대화방도 이 시간부로 전체 해체가 진행될 예정”이라고 썼다고 전해졌다. 1일 경찰이 경공모 회원을 대상으로 수사를 확대하겠다고 밝힌 시점이다.

이 매체는 타이밍이 김씨가 신임하는 핵심 인물이며 경공모 회원 관리를 맡아왔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김씨가 구속된 이후 경공모의 핵심 회원 400여 명은 대화방을 옮겨가며 대응책을 논의했다. 이들은 대화방에서 ‘언론과의 접촉을 일절 하지마라’ ‘카페와 관련된 내용을 외부에 발설하지 마라’ 등의 지침을 공유했으며, 내부 제보자를 색출하기 위해 대화방도 여러 차례 폐쇄하고 재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댓글 조작을 주도한 김모씨(드루킹)가 경공모(경제적 공진화 모임) 카페 회원들과의 나눈 단체 채팅방 글 일부. [사진 KBS1 캡처]

댓글 조작을 주도한 김모씨(드루킹)가 경공모(경제적 공진화 모임) 카페 회원들과의 나눈 단체 채팅방 글 일부. [사진 KBS1 캡처]

앞서 드루킹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12단독 김대규 판사 심리로 열린 첫 재판에서 “(혐의를) 인정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월 17일 밤 10시쯤부터 이튿날 새벽 2시 45분까지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 댓글 2개에 공감 버튼을 클릭한 혐의(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를 받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드루킹이 유죄를 인정받고 석방되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드루킹 측 오정국 변호사는 “실질적으로 네이버의 업무를 방해한 부분은 적다고 생각된다”며 “혐의를 모두 인정하니 재판을 신속히 진행해 달라”고 했다.

반면 경찰은 드루킹 일당이 지난 1월 2290개 아이디를 이용해 광범위한 댓글 여론조작에 가담했다고 보고 범죄사실을 추가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네이버가 지난 1월 17, 18일 게재된 기사 30여만개를 분석해 매크로 프로그램 사용이 의심되는 댓글과 공감·비공감 등을 확인한 결과 2290개의 아이디가 나왔다”며 “모두 경공모와 연관된 정황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경찰은 4일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한다. 경찰은 김 의원을 상대로 보좌관 한모(49)씨가 돈을 받은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경공모의 네이버 댓글 공감 순위 조작과 인사청탁 처리 과정에 김 의원이 연루돼 있는지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백민경 기자 baek.mi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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