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스, 챔프전행 첫 단추 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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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모비스 양동근(왼쪽)이 KCC 아써 롱의 수비를 제치고 레이업슛하고 있다. [울산=뉴시스]

정규리그 1위 팀 모비스가 먼저 웃었다. 모비스는 7일 울산에서 벌어진 KCC와의 4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첫 경기에서 78-74로 승리했다.

지역수비를 적절히 섞어 쓰며 KCC의 장기인 2 대 2 공격을 차단하고 크리스 윌리엄스(24득점)의 리드 속에 차분히 공격했다. 77-74로 쫓긴 경기 종료 13초 전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양동근(18득점)이 자유투 1개를 넣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KCC는 노련미, 모비스는 패기의 팀으로 불렸지만 이날만은 예외였다. 모비스 선수들은 KCC 선수가 수비할 때 몸이 닿기만 하면 전기에 감전된 듯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 그때마다 심판의 호각이 울고, KCC의 파울 수가 늘었다.

한국농구연맹(KBL)의 경기규칙 제85조 5항은 '공격자가 볼을 잡고 있을 때 그 손에 발생하는 접촉은 합법적이다'고 규정한다. 대한농구협회(KBA)와 미국프로농구(NBA)에도 있는 규칙이다.

이 규칙을 어떻게 적용하느냐에 따라 선수의 파울 수와 경기 흐름이 달라진다. 그런데 이 규칙에 따라 정확히 판정하는 심판이 많지 않다. 2쿼터 5분쯤 이상민, 8분40초쯤 아써 롱(17득점)의 파울은 모두 공을 가진 선수의 손등을 건드렸다가 지적당했다. KCC 선수들은 불만을 삭여 가며 경기를 했다. 그러나 공격의 집중력이 부족했고 모비스의 지역수비를 깰 수 있는 움직임을 보이지 못했다.

4쿼터 4분쯤 KCC에 기회가 왔다. 4쿼터 초반 52-63까지 뒤졌다가 61-66으로 추격했고, 모비스 골밑의 윌리엄스와 제이슨 클락(12득점)이 4파울에 걸렸다. 골밑을 공격해야 했다. 그런데 여기서 KCC의 리더 이상민이 3점 라인 두세 걸음 뒤에서 3점슛을 던졌다. 이상민의 플레이가 KCC 선수들의 급한 마음을 보여줬다.

18차례에 걸친 역대 4강전에서 1차전을 이긴 팀이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한 경우가 14차례였다. 2차전은 9일 오후 3시 울산에서 열린다.

허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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