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외딴집에 원내대표 모아놓고 못 나가게 해야"…국회 정상화 요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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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국회의장이 1일 오후 여의도 서울마리나에서 열린 국회의장 초청 원내대표단 만찬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5월 임시국회가 오는 2일부터 소집되지만, 여야가 의사일정에 합의하지 못해 정상적인 운영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뉴스1]

정세균 국회의장이 1일 오후 여의도 서울마리나에서 열린 국회의장 초청 원내대표단 만찬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5월 임시국회가 오는 2일부터 소집되지만, 여야가 의사일정에 합의하지 못해 정상적인 운영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뉴스1]

정세균 국회의장이 각 당의 원내대표가 모인 자리에서 국회 정상화를 촉구했다.

정세균 의장은 자신의 임기를 약 한 달 남긴 1일,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김성태 자유한국당, 김동철 바른미래당, 장병완 민주평화당,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와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만나 만찬을 했다.

정 의장은 모두발언에서 "외딴집에 우리 원내대표단만 다 모아놓고 (국회 정상화에) 합의할 때까지 못 나가버리게 하면 어떨까"라며 "그게 제 심정이자 국민의 심정이 아닐까 싶다. 국회를 제대로 정상화하겠다는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한 걸음도 나가지 못하게 모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남북 간에도 대화가 트이고, 전혀 대화 불가능하리라고 봤던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이에도 대화가 열리는 세상이 됐는데 우리 5당 간 대화가 안 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국회 정상화를 거듭 강조했다.

1일 오후 여의도 서울 마리나에서 열린 정세균 국회의장 주최 원내대표단 만찬 간담회. 왼쪽부터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김동철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정세균 국회의장. [연합뉴스]

1일 오후 여의도 서울 마리나에서 열린 정세균 국회의장 주최 원내대표단 만찬 간담회. 왼쪽부터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김동철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정세균 국회의장. [연합뉴스]

여야 원내대표들도 각 당의 입장을 고수하면서도 국회는 정상화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우원식 원내대표는 "국회가 최근 들어 어려움에 많이 부딪혔다"며 "아직 남은 시간이 있기 때문에 대화와 타협이라는 것은 힘든 속에서도 함께 지혜를 짜면 타결이 되고, 새로운 길도 만들어지기 때문에 희망을 놓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김성태 원내대표는 "경색된 정국을 풀기 위해서는 가진 자가 풀어야 한다. 언제까지 국회를 공전시키고 국민을 실망하게 하겠나"라며 여당의 태도전환을 요청했다. 김 원내대표는 과거를 환기하며 "민주당이 역대 특검을 요구해서 수용되지 않은 사례가 없다. 우원식 원내대표가 노동절을 맞아 국회 정상화를 위한 큰 결심(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민주당원 댓글 조작 사건인 '드루킹 특검'을 요구하고 있다.

김동철 원내대표 역시 "국정이 경색되면 물꼬를 트는 건 정부·여당이다. 밥만 먹는 자리가 아니라 우리 우 원내대표가 경색을 푸는 곁다리를 풀어줄 것으로 기대하고 왔다"며 "5월 국회에 산적한 현안들에 대해 멋지게 처리했으면 한다"고 요청했다.

장병완 원내대표는 "노동절이어서 노동자들의 하루 휴식을 주고 노고를 격려하는 자리인데 우리 국회는 4월 국회를 넘겨 쉴 자격이 없다"며 "5월 국회는 당연히 열려야 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노회찬 원내대표도 "국회가 중요한 순간에 제 할 일을 못하게 되는 점 아닌가 하는 점에서 새로운 각오로 임해야 한다는 자책의 말씀을 드린다. 상황 타결을 위해서 개전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백민경 기자 baek.mi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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