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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유족 “국민으로서 환영하지만…사과 있어야”

중앙일보

입력

이성우 천안함46용사 유족회장이 부인과 함께 지난 3월 1일 국립대전현충원 천안함46용사 묘역에 안장된 아들 고(故) 이상희 하사를 찾아 참배한 뒤 용사들의 표지석을 어루만지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이성우 천안함46용사 유족회장이 부인과 함께 지난 3월 1일 국립대전현충원 천안함46용사 묘역에 안장된 아들 고(故) 이상희 하사를 찾아 참배한 뒤 용사들의 표지석을 어루만지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천안함 용사 46명이 국립현충원에 안장된 지 8년째 되는 날인 29일 유족들이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축하하면서도 사과를 받아내야 한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천안함 유족 대표 이성우씨는 이날 매일경제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남북정상회담이 잘 마무리된 게 기쁘다”면서도 “다만 회담 과정에서 북측으로부터 천안함 폭침에 대한 사과를 받아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유족회는 정부에 사과를 받아 달라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전달했는데 이번 회담에서 결과가 나오지 않은 것이 안타깝다”며 “과거는 잊히면 안 된다. 남북정상회담이 끝이 아니라 화해의 시작점이라면 향후에라도 사과가 꼭 이루어졌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그는 또 국민일보에는 “남북 정상의 선언을 보면 앞으로 양국 간 군사적 대결은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국민이 그렇게 느꼈을 것”이라며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제2의 천안함 폭침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며 통일로 가는 길이 더 넓어졌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27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 집 환담장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해서는 언급했다.

김정은은 “오면서 보니 실향민과 탈북자, 연평도 주민 등 언제 북한군의 포격이 날아오지 않을까 불안해하던 분들도 우리 오늘 만남에 기대를 가진 것을 봤다”며 “이 기회를 소중히 해서 남북 사이에 상처가 치유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북한군은 2010년 11월 23일 백령도 해병부대의 해상사격 훈련을 빌미로 연평도에 170여발의 해안포와 방사포를 발사해 민간인 2명이 사망하고 해병 2명이 전사했다.

그러나 김정은은 천안함 피격사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북한은 2010년 3월 26일 발생한 천안함 피격사건은 북한군의 어뢰 공격에 의한 것이라는 민‧군 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에 대해 남측이 날조한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7일에도 천안함 피격사건을 ‘모략’이라고 또다시 주장하며 한국 정부가 당시 대응조치로 취한 ‘5‧24 조치’를 비난하기도 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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