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리터급 엔진에 8단 변속기 탑재 … 강력한 토크로 탁월한 서킷 주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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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봤습니다 쉐보레 카마로 SS

쉐보레 카마로 SS는 6.2리터 엔진에서 나오는 막강한 힘이 매력이다. 코너링 성능도 우수해 서킷에서도 거침없이 질주한다. [사진 오토뷰]

쉐보레 카마로 SS는 6.2리터 엔진에서 나오는 막강한 힘이 매력이다. 코너링 성능도 우수해 서킷에서도 거침없이 질주한다. [사진 오토뷰]

‘가성비 좋은 스포츠카.’

코너링 느낌 묵직하고 제동력 우수 #가혹한 주행 환경서도 최고의 성능

쉐보레 카마로 SS에는 이런 수식어가 따른다.

카마로 SS는 많은 것을 갖췄다. 6.2리터급 자연흡기 엔진, 쉐보레를 대표하는 스포츠카 콜벳과 같은 8단 변속기, 도로 환경에 따라 단단함을 변경하는 마그네틱 라이드 컨트롤 서스펜션도 탑재된다. 빠른 달리기를 위한 스포츠카 답게 브레이크 전문 회사인 브렘보(BREMBO)의 4피스톤 브레이크 시스템도 기본이다. 서킷처럼 가혹한 주행에서도 꾸준한 성능을 발휘하도록 엔진 및 변속기에 별도의 냉각 장치도 달았다. 다른 차량과 달리 제품 설명서에 서킷 주행에 필요한 요소들을 자세히 나열한 데서도 이 차의 지향점이 엿보인다.

 6.2리터 엔진은 453마력의 최고출력을 낸다. 배기량을 감안하면 평범한 수치다. 하지만 62.9㎏.m에 이르는 최대토크가 이 차의 특징을 알려준다. 미국산 스포츠카는 가속력을 중시하는데, 낮은 엔진 회전수부터 활성화되는 강력한 토크가 인상적이다.

 카마로 SS는 정지 상태서 시속 100㎞까지 4초대 초반에 가속한다. 하지만 이를 확인하는 것은 쉽지 않다. 초기 발진부터 나오는 강력한 토크가 뒷바퀴를 헛돌려 버리기 때문이다. 뒷타이어 사이즈는 275㎜급으로 작은 편이 아니다. 수차례 시도한다면 제조사의 주장대로 4초대 초반의 수치가 나올 수 있겠지만 뒷바퀴의 미끄러짐이 쉽게 발생해 4.9초 이하의 시간을 기록하기 어려웠다. 시승차의 타이어 마모도는 50% 이상을 넘어섰는데 신품의 타이어에서 더 빠른 성능이 기록될지도 모른다.

 코너링 때 느낌은 묵직하다. 차체의 움직임도 그렇지만 스티어링 휠(핸들)을 돌릴 때도 무게감이 느껴진다. 차량용 저울로 측정한 결과 카마로 SS의 몸무게는 약 1700㎏이었다. 캐딜락의 고성능 세단 ATS-V 대비 가벼운 무게다. 참고로 6.2리터급 엔진이 상당한 무게를 가질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제네시스 G70 및 G80에 쓰인 3.3터보 엔진보다 가볍다.

 타이어도 막강한 성능을 낸다. 다만 일정 수준의 온도까지 끌어올린 이후에야 제 성능을 내기 시작한다. 일반 도로에서 카마로 SS의 타이어를 제대로 달구긴 어렵다. 반면 서킷처럼 가혹한 환경을 만났을 때 최고의 성능을 유지해 나간다고 보면 된다. 굿이어(GOODYEAR)가 만든 이 타이어는 카마로를 위해 만들어졌다. 물론 BMW, 벤츠의 일부 모델도 이 타이어를 사용하지만 카마로에 맞춰 튜닝된 만큼 성격과 성능이 다르다. BMW, 벤츠 세단에 쓰인 제품은 일상 주행을, 카마로 SS용은 빠른 주행에 초점을 맞췄다.

 제동력도 우수하다. 고정밀 계측장비를 사용해 시험한 결과 시속 100㎞에서 정지하기까지 약 34.4m 정도의 거리가 소요됐다. 대개 세단은 38~41m를 기록한다.

쉐보레 카마로 SS는 6.2리터 엔진에서 나오는 막강한 힘이 매력이다. 코너링 성능도 우수해 서킷에서도 거침없이 질주한다. [사진 오토뷰]

쉐보레 카마로 SS는 6.2리터 엔진에서 나오는 막강한 힘이 매력이다. 코너링 성능도 우수해 서킷에서도 거침없이 질주한다. [사진 오토뷰]

 
흠 잡을 데 없는 성능에 비해 윈드실드(앞 유리창) 면적이 작은 점은 다소 아쉽다. 운전석에서 앉으면 답답한 느낌이 들었는데 적응하기까지 꽤 시간이 필요했다.

 편의장비도 잘 담았다. 보스의 오디오 시스템, 헤드-업 디스플레이, 열선과 통풍시트, 무선 충전 패드, 여기에 각종 최신 안전장비도 갖췄다. GM 모델들은 구성에서 아쉬움을 줄 때가 있는데 카마로 SS 만큼은 탄탄한 구성을 자랑한다.

 한국지엠은 일부 상품의 고가격 정책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반면 카마로 SS는 국내서 5098만원에 팔린다. 국내 사양과 동일한 모델이 일본에서는 600만엔(한화 6000만원) 이상, 본토인 미국을 기준으로 해도 5000만원이 넘는 제품이다. 가격 측면에서 이점이 있다는 얘기다. 한국지엠은 내려온 만큼의 계단을 다시 올라서야 한다. 카마로 SS처럼 가성비를 앞세운 모델을 많이 내놓는다면 본래 위치로 되돌아가는 시간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오토뷰=김기태PD kitaepd@autoview.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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