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명동·인천 대박난 커피집 주인은 조현아·현민 자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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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명동 영플라자 바로 옆 한진빌딩 1층의 커피전문점. 건물 입구 일부를 막아 만들었다. [함종선 기자]

명동 영플라자 바로 옆 한진빌딩 1층의 커피전문점. 건물 입구 일부를 막아 만들었다. [함종선 기자]

서울 중구 소공동 한진빌딩 입구엔 이디야커피 소공점이 있다. 명동 중심 상권 중 하나인 롯데백화점 영플라자 명동점 바로 옆 건물 1층이라 이 점포는 전국 이디야커피 가맹점 2200여 개 중 매출액 순위가 최상위권이다.

건물주는 그룹계열 부동산임대업체 #최대주주는 한진칼·조양호 회장 #관세청 ‘대한항공·세관 유착’ 감찰

특이한 점은 커피전문점이 들어선 위치다. 필로티(기둥만으로 떠받치고 1층을 개방시킨 구조) 공간에 가건물 형태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지나가는 사람들이 커피전문점에 들어가기는 쉽지만, 건물 미관상 보기가 좋지 않다.

서울 중구청 관계자는 “건물 입구 한쪽 19㎡를 2002년 근린생활시설로 용도 변경해 커피전문점으로 사용하는 것”이라며 “커피전문점이 무허가 건물은 아니지만, 대형 건물의 얼굴과도 같은 입구를 개조해 판매시설을 만드는 것은 드문 경우”라고 말했다. 이런 특혜를 누리며 영업을 하는 이 커피전문점의 주인은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의 장녀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다. 그는 따로 개인사업자로 등록해 커피전문점을 열었다.

건물주인 정석기업은 커피전문점 임대료와 관련, “점주와의 개별 계약이기 때문에 임대료가 얼마인지 공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정석기업은 서울 소공동 한진빌딩 본관 및 신관, 인천광역시 중구 신흥동 소재 정석빌딩 및 부산광역시 중구 중앙동 소재 정석빌딩 등을 소유한 부동산임대업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정석기업의 영업수익 411억원 중 30%인 122억원을 대한항공 등 한진그룹 계열사로부터 올렸다.

정석기업의 최대주주는 한진그룹의 지주회사인 한진칼로 48%를 보유하고 있고, 조양호 회장이 21%의 지분을 갖고 있다. 정석기업이 배당을 많이 하는 것도 이런 지분 구조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2016년의 경우 정석기업은 15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려, 34%인 54억원을 주주들에게 배당했다. 2017년 배당률도 29%에 이른다.

삼일회계법인의 한 공인회계사는 “회계감사를 받는 국내 상장·비상장 회사를 통틀어 가장 높은 수준의 배당성향(당기순이익 중 배당금 비율)”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배당성향은 14.1%다. 정석기업은 인천 인하대병원의 상업시설 일부도 운영하는데 여기에도 조양호 회장의 차녀인 조현민씨가 이디야커피 인하대병원점을 운영하고 있다. 이 점포 역시 유동인구가 많은 종합병원에 있어 대박 커피전문점 중 하나로 꼽힌다.

한편 관세청은 대한항공과 세관 직원 간 ‘유착 의혹’에 대한 자체 감찰에 나섰다. 관세청은 “언론보도 등을 통해 유착 혐의에 대해 구체적 정황이 제기된 만큼 이를 확인하기 위한 공식 감찰에 착수했다”고 25일 밝혔다.

관세청은 우선 세관 직원들이 대한항공으로부터 항공권 좌석 승급 등의 혜택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대한항공 전·현직 직원들이 참여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는 인천공항 세관 직원이 대한항공에 “지인의 좌석을 앞자리로 옮겨달라”라고 부탁했다는 제보가 올라왔다.

함종선·하남현 기자 jsh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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