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 장비로 36시간 달리기...하반신 장애 남성, 런던마라톤 '감동 완주'

사이먼 킨들리사이드. [사진 브레인튜머재단 트위터]

런던 마라톤에서 하반신 마비 장애가 있는 남성이 풀 코스(42.195km)를 완주해 감동을 선사했다.

영국 BBC, 텔레그래프 등 영국 언론들은 25일 런던 마라톤에서 남성으론 사상 처음으로 풀 코스를 완주한 사이먼 킨들리사이드(35)의 사연을 소개했다. 그는 현지 시간으로 22일 오전 10시에 출발해 다음날인 23일 오후 10시 46분에 풀 코스 결승선을 통과했다. 36시간46분 만에 결승선을 통과한 그는 기준 기록에 밀려 메달을 얻진 못했지만 결승선엔 많은 사람들이 모여 완주를 축하했다. 2013년 기능 신경 장애와 신경 교종 뇌종양 진단을 받아 하반신이 마비된 그는 사용자의 무게 중심 변화를 감지해 움직일 수 있는 외골격 수트를 입고 천천히 한 걸음씩 내디뎌 레이스에 출전했다.

킨들리사이드는 "고통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론 많은 감정이 교차했다"며 소감을 밝혔다. 런던 마라톤에서는 2012년 척수 장애로 하반신이 마비됐지만 여자부 레이스에 출전해 16일 동안 레이스를 펼쳐 결승선을 통과한 클리어 로마스가 장애인으론 처음 풀 코스를 완주했다. 장애인 남성으론 처음 런던 마라톤 완주에 성공한 킨들리사이드는 "자유롭게 뛸 수 있을 땐 40km를 달려본 적도 없었다. 그런데 내가 42.195km 풀 코스를 뛰었다. 나를 응원하고 도와준 사람들을 위해 달렸다"고 말했다. 그는 뇌종양 환자를 위한 1만 파운드(약 1500만원) 모금 캠페인도 펼쳤다. 그는 "불가능은 없다. 한번뿐인 인생을 허비하지 않았으면 한다"는 메시지도 남겼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