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병원 "여환자는 여의사에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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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우선 유방압 여부의 자기진단법을 간단히 설명해 드리고 함께 비디오필름을 보면서 그방법을 익히도록 하지요. 샤워를 할때, 거울앞에 서서, 누워서 3단계에 걸쳐 해야합니다. 먼저 손끝으로 이렇게 원을 그리며 강하게 문지르면서‥.』
새로이 『여성 건강센터』에 회원가입을 한후 유방암 자기진단법을 배우려 온 「낸시·밀러」부인(57)에게 스펀지로 만든 모형유방을 놓고 여의사「마릴린·보이드」씨가 열심히 설명을 하고 있다.
미국의 서북부 워싱턴주 스포켄시 홀리 패밀리병원 부설기관 여성건강센터.
『여성들의 건강은 여성이 관리해준다』는 모토를 내걸고 82년 워싱턴DC의 한 병원이 첫번째 여성 건강센터를 연 이래 15번째로 문을 연 여성건강센터다.
『미국의 서북부 지역에서는 첫번째로 87년 2월에 문을 열었읍니다. 모든 연령층의 여성들에게 여성들끼리의 친밀감과 이해를 바탕으로한 건강관리를 한다는 저희 목적이 크게 어필한듯 반응이 상당히 좋습니다.』
「린다·크랩트리」소장의 얘기다.
여성건강센터는 여성들의 건강과 관련된 문제를 종합적으로 취급한다.
임신·불임·갱년기·자궁적출등 부인과 계통의 진료와 치료, 여성들의 신체변화와 관련된 정신신경과적인 문제등을위한상담, 질범치료와 예방을 위한 식이요법등의 교육프로그램을 실시한다.
『여성들이 고통받고있는 질병도 사회상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어서 최근에는 남편·자녀등 인간관계에 기인한 스트레스환자들이 크게 늘고 있읍니다. 홀어머니 가정이 늘면서 가족부양을 떠맡은 여성들의 스트레스는 곧 몸의 질병이 됩니다.
무료함을 못견딘 가정주부들의 알콜중독과 과다체중문제, 10대의 임신등 심각한 문제가 산적해 있읍니다. 』「크랩트리」소장의 얘기다.
64년 비영리적인 가톨릭의 도미니칸 수녀재단에 의해 건립된 홀리패밀리병원은 현재 1백20명의 의사들과 물리치료사등 24명의 의료전문가들이 내과·외과·소아과·부인과·정형의과·신경외과등에 걸쳐 의술을 베풀고 있다.
이곳에 부설된 여성건강센터는 별도로 소장을 비롯한 2명의 전담직원, 전문화의에 응답하는 전문가, 파트타임의 간호원 2명과 건강상담원, 식이요법가등으로 구성되어 활동하며 필요한 경우 병원의 전문가를 연결시켜준다.
지난1년간 총9천1백53명이 전화상담을 해왔고 직접 센터를 찾아온사람은 1천6백24명, 교육프로그램 참가자는 1천7백31명인데 그중 87%가 여성. 나이는 20∼49세사이가 68%. 그들중 구체적인 질병에 관한 상담및 내방이 32%. 그중 약절반이 부인과질병이었다고 한다.
임신 출산문제는 12%. 스트레스와 관련된 정신신경쪽 문제는 11%.
『무엇보다 우리가 관심을 갖는것은 각종문제를 예방하기외한 교육프로그램입니다. 유독 여성이기때문에 앓게되는 질병, 인생에서 만나게되는 성적인 어려움등이 많지요. 그런 문제들을 사전에 여성들에게 계몽하고 대비토록 하기위해 저희는 다양한 팸플릿을 준비하여 배포하고 있읍니다.』
실제로 이곳 홀리 패밀리병원 여성 건강센터는『강간에 관해 여성들이 알아야할 것』『10대를 위한 메시지 (혼전임신문제)』『유방암 체크방법』『직장여성의 임신과 츨산』『자궁적출의 위험』등 20여개에 달하는 팸플릿을 준비하여 원하는 이들에게 무료로 배부하고 있다. 【스포켄=박금옥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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