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s재취업] 와인향기가 나는 직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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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3면

WSET 코리아 최선주 강사(左)가 직업인 과정 강의시간에 수강생들과 각종 포도주 향을 맡으며 포도주 구분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조용철 기자]

3일 개강한 와인나라 아카데미의 전문가 과정(3개월 코스)에는 대학생부터 일반회사 직원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다닌다. 이 아카데미의 서한정 원장은 "좀 더 전문적이고 다양한 수업을 원하는 학생들이 많아 다음달엔 '파티플래너를 위한 와인반'을 개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와인 소비가 늘면서 고객에게 적절한 와인을 골라주고 설명해 주는 와인 전문직(소믈리에)이 새로운 직종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체계적으로 와인을 가르치는 기관도 많아졌다. 지난해 11월 문을 연 와인 전문교육기관 WSET코리아는 영국의 와인 교육기관 WSET와 손잡아 WSET의 교육 프로그램대로 가르치고 있다. 영국 WSET는 1969년에 설립된 세계 굴지의 와인 교육기관이다. 한국 WSET는 4단계(6주 ~ 5개월) 교육과정을 운영 중이다. 지금까지 70여 명이 이 프로그램을 이수했다. WSET의 수업은 이론과 실기를 병행한다. 와인에 대한 이론을 배우는 것 못지않게 직접 와인을 맛보는 것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2000년에 문을 연 와인나라 아카데미 수강생 중에는 와인을 취미로 배우는 일반인보다 와인업계 종사자들이 더 많다. 기초반.비즈니스반.마스터반 등으로 나뉘어 공부한다. 지난해까지 이 학원을 졸업한 학생수는 6479명. 그중 절반 정도가 와인 관련 업계에 취직했다고 학원 측은 설명했다. 학원 측은 "와인 전문가를 구한다는 문의가 매달 20건 이상 들어 온다"고 말했다. 와인나라 아카데미는 올해 건국대 산업대학원이 와인학 전공 석사과정을 개설하는 데에도 참여했다. 와인학 석사 과정 학생들은 일정 실기 학점을 와인나라 아카데미에서 따야 한다.

사설 교육기관으로는 서울 평창동 보르도 아카데미 등이 있다. 보르도 아카데미는 프랑스식 와인 교육기관을 표방하고 있다. 프랑스의 와인 전문 교육기관 레콜 드 보르도와 제휴해 현지 와인 전문가가 강사로 나서기도 한다. 서울 논현동의 서울와인스쿨은 국내 최초의 와인 전문 바 아리비를 운영하는 김준철 원장이 문을 열었다. 이곳은 와인을 감별하는 방법뿐 아니라 와인을 만드는 법을 가르친다. 대학 부설 교육원 등에서도 와인 강좌를 연다. 중앙대 산업교육원의 와인아카데미나 경희대 관광대학원의 마스터 소믈리에 전문과정, 세종대 사회교육원의 와인컨설턴트 과정, 연세대 사회교육원의 와인전문가 과정 등이 있다.

전문가들은 전문 교육기관에서 3개월 정도 집중교육을 받으면 레스토랑.호텔 등에서 소믈리에로 활동하기에 무리가 없다고 설명한다. 대부분 수업료는 두 달에 100만원 정도다. 강의료가 부담스럽거나 시간을 내기 쉽지 않은 직장인들은 온라인 강좌를 들어도 된다. 한국능률협회는 초보-매니어-마스터 코스 등 5단계로 나뉘는 온라인 수업을 한다. 와인나라 아카데미 강사진이 단계별로 60일씩 가르친다. 수업료는 3만~10만원. 와인을 체계적으로 공부하면 여러 곳에서 일을 할 수 있다. 레스토랑.바에서 와인을 골라주는 소믈리에와 와인 수입업체에서 와인을 취급하는 와인 마케터로 활동할 수 있다. 백화점 등 소매업체에서도 와인 지식을 갖춘 사람을 찾는다.

WSET코리아의 이인순 부장은 "소믈리에가 되려면 우선 와인을 좋아해야 한다"며 "와인을 즐기는 사람 중에는 학원에 다니지 않고도 전문가 못지않은 와인 식견을 가진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

임미진 기자 <mijin@joongang.co.kr>
사진=조용철 기자 <youngc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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