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현수 아버지 고함·손찌검 난장판 된 쇼트트랙 귀국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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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남자 대표팀 에이스 안현수(21.한국체대)의 아버지 안기원(49)씨는 선수단 환영식이 벌어지고 있던 도중 "선수들과 코치가 짜고 안현수가 1등을 하는 것을 막았다. 스포츠맨십도 없다. 더 이상 참을 수 없다"고 고함을 질렀다. 안씨는 이어 "현수가 미국 현지에서 울면서 전화했다. 외국 선수들보다 한국 선수들이 더 심하게 현수를 견제했다. 1000m와 3000m에서 송재근 코치의 지시로 다른 파벌 선수들이 안현수를 막게 했다"고 주장했다. 안씨는 이를 말리던 대한빙상경기연맹 김형범 부회장과 말다툼을 벌이다 손찌검까지 해 공항에 나온 빙상 팬들과 시민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송 코치는 이에 대해 "현수를 막았다면 1500m에서도 막았을 것이다. 안현수 아버지가 언급한 선수들은 등수에 들어 성적을 내고 싶어하는 선수들이다. 어떻게 코치로서 선수들에게 안현수를 방해하라고 할 수 있겠느냐"면서 "안현수 아버지가 3000m 결승이 끝나고 난 뒤 현수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자 이를 무마하기 위해 역으로 화를 먼저 낸 것 같다"고 했다.

안현수는 3000m 결승에서 앞서 달리던 이호석(경희대)을 밀치는 반칙(임피딩)을 범해 실격됐고, 이호석도 이때 넘어져 1, 2위를 달리던 한국 선수들은 단 한 개의 메달도 따지 못했다. 안현수는 개인종합에서 우승, 대회 4연패를 달성했고 이호석이 준우승했다.

한국 쇼트트랙은 그동안 파벌 싸움이 큰 문제로 지적됐다. 토리노 겨울올림픽을 준비하면서도 남자 코치인 송재근 코치의 지도 아래 송석우.오세종.변천사.진선유.이호석.서호진 등 6명이 훈련을 했다. 또 여자를 맡은 박세우 코치는 전다혜.강윤미.최은경과 안현수를 각각 지도했다.

김형범 부회장은 "선수 간에 경쟁을 하다 보니 문제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를 해소하기 위해 모두가 노력하고 있다"면서 "안현수의 아버지를 폭행죄로 고소하겠다"고 말했다.

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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