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 "한반도 비핵화, 평화 정착 위해 일본이 건설적 역할 해달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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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은 11일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을 만나 “한반도 비핵화 및 항구적 평화 정착이라는 목표 달성을 위해 일본이 건설적 역할을 해달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고노 외무상을 40분 간 접견한 자리에서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해서는 한일 두 나라 사이에 긴밀한 협력이 더욱 중요하다”며 이같은 입장을 전달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5월초 일본에서 한중일 3국 정상회담 열릴듯

11일 오후 청와대에서 문재인대통령이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을 접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11일 오후 청와대에서 문재인대통령이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을 접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 대통령은 “납치 문제를 포함, 북ㆍ일관계 현안 해결 및 북·일관계 개선을 위해 양국이 지속 협력해 나가자”고도 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일본인 납치자 문제를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에서 의제로 다뤄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는 가운데 이날도 고노 외무상이 “납치자 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 정부가 협력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밝힌데 따른 것이다.
 문 대통령은 또 “한ㆍ일 두 나라 사이에 약 2년 동안 어업협상이 타결되지 않아 우리 어민들의 고통이 큰 상황”이라며 “조속히 어업협상이 타결될 수 있도록 일본 정부의 관심과 협조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이에 고노 외무상은 “어업협상 문제가 잘 해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접견 후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문 대통령은 다음 달 일본에서 개최될 예정인 한중일 3국 정상회의와 관련, 이번 회의가 성공적으로 개최되도록 우리 정부도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청와대가 다음달 초순으로 예상되는 한중일 3국 정상회담 개최를 공식 확인한 건 처음이다. 한국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한 건 2011년 12월 이명박 대통령이 마지막이었다.

 고노 외무상은 이에 앞서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회담하는 자리에서도 “북한의 비핵화와 핵ㆍ미사일 문제, 일본인 납치자 문제가 포괄적으로 해결돼야 한다는 일본 정부의 입장을 남북 정상회담 등의 계기에 북한측에 전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강 장관은 “납치자와 이산가족 문제는 모두 인도적인 문제로 이러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 우리 정부는 계속 노력해왔고, 앞으로도 노력할 것”이라며 “현 단계에서는 비핵화와 평화 정착, 남북관계 발전이라는 3가지 포괄적 의제 외에 어떤 구체적인 의제가 정상회담 테이블에 오를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11일 오전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11일 오전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회담에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남북정상회담 준비위를 주재하면서 “남북 정상회담이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으로 이어지는 좋은 길잡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북미) 양국이 의지를 가지고 준비하고 있는 만큼 북미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 목표의 달성과 이를 통한 항구적 평화정착에 큰 걸음을 떼는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12일 김대중ㆍ노무현 정부에서 남북정상회담 경험을 가진 원로자문단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겸한 간담회를 연다.

박유미ㆍ위문희 기자 yumi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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