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같은 강한 바람에 시민들 '깜짝'…밤사이 황사비 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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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0일 오전 9시 52분께 초속 19m의 바람이 불면서 부산 동래구의 한 도로에 전봇대가 쓰러지고, 바로 옆 3층짜리 상가 건물의 유리창이 깨지는 피해가 발생했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인근 음식점이 정전됐다. [부산소방안전본부 제공=연합뉴스]

지난달 20일 오전 9시 52분께 초속 19m의 바람이 불면서 부산 동래구의 한 도로에 전봇대가 쓰러지고, 바로 옆 3층짜리 상가 건물의 유리창이 깨지는 피해가 발생했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인근 음식점이 정전됐다. [부산소방안전본부 제공=연합뉴스]

서울과 서해안, 동해안과 강원 산지 등에 강풍주의보가 발효 중인 가운데 10일 오후 전국 곳곳에서 태풍 수준의 강풍이 불어 시민들을 놀라게 했다.
이날 기상청의 자동기상관측망(AWS) 자료에 따르면 오후 7시 현재 전국 110여개 측정 지점에서 순간 최대풍속이 초당 17m를 초과했다. 열대 저기압의 경우 중심 최대풍속이 초속 17m이면 태풍으로 분류된다.

특히, 충남 태안군 원북면 방갈리에서는 오후 6시 38분에 순간 최대풍속이 초당 27.6m에 이르렀다.
또 강원도 양양군 서면 오색리 설악산에서도 초당 26.5m의 강풍이 불었다.
전남 진도군 조도면에서는 이날 오후 4시에 초당 25.2m, 전남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리에서는 오후 3시 12분에 초속 25.1m의 순간 최대풍속을 기록했다.
제주도에서도 초속 20m 넘는 강풍이 불었고, 서울에서도 김포공항이나 구로·성북 지역에서 초속 20m 안팎의 강한 바람이 불었다.

10일 오전 9시 현재 한반도 주변 기압 배치도 [자료 기상청]

10일 오전 9시 현재 한반도 주변 기압 배치도 [자료 기상청]

기상청 관계자는 "일본 부근에는 고기압이 위치하고 중국 북부지방에서 발달한 저기압이 동진하면서 우리나라 부근에서 기압 기울기가 커져 바람이 매우 강하게 불고 있다"며 "11일 오전까지도 해안과 강원 산지에는 바람이 매우 강하게 불겠고, 내륙에도 강하게 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시설물 관리에 각별히 유의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 여의도에 내린 황사비로 자동차에 먼지가 가득 쌓였다. [중앙포토]

서울 여의도에 내린 황사비로 자동차에 먼지가 가득 쌓였다. [중앙포토]

한편, 기상청은 "북서쪽에서 다가오는 기압골의 영향으로 전국이 차차 흐려져 중부 지방은 10일 밤부터,  남부지방과 제주도는 11일에 비가 오겠다"고 예보했다. 11일 아침까지 예상 강수량은 전국적으로 5~20㎜다.
기상청은 비가 내리는 동안 한반도 상층으로 지나가는 황사가 비에 섞여 내릴 가능성이 있겠고, 돌풍과 천둥·번개를 동반한 다소 강한 비가 오는 곳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11일은 전국이 흐리고 비가 오다가 중부지방은 새벽에, 남부지방은 아침에 대부분 그치겠다.

대신 11일 새벽에 서해 5도를 시작으로 아침에 서쪽 지방부터 황사가 나타나는 곳이 있겠다.
강찬수 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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