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신·구당파 쟁탈전] "중도파 끌어 제2당 되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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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신당파와 구당파 간의 중도파 쟁탈전이 본격화했다. 누가 원내 제2당이 되느냐는 다툼이다. 내년 총선에서의 대결 구도와 맞물린 싸움이다. 신당파는 한나라당과 신당의 양자구도로 몰아가려 한다. 민주당 고사 전략이다. 반면 구당파가 제2당이 되면 정반대가 된다.

거취를 정하지 못하고 있는 중도파 의원들은 30~40명선으로 집계되고 있다.

◆신당파 속공 전략=추석 전에 신당대세론을 만들려 하고 있다. 7일 김근태 의원이 신당행을 선언해 기세를 올리는 중이다. 金의원은 "같이할 사람이 5~6명 더 있다"고 주장했다.

金의원은 "양비론을 취하는 것은 온당치 못하며 신당의 배후에 노무현 대통령이 있는 것처럼 부추기는 불순한 의도가 있다"고 잔류 중도파를 공격했다.

신당파는 이날 오후 창당주비위 워크숍을 열었다. 이미 탈당계를 쓴 33명 외에 김기재.김덕규.강봉균.김명섭.송영진 의원 등 10명이 합류해 43명으로 늘었다. 주비위 측 한 의원은 "추석 전에 55~60명이 동참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워크숍에선 상당수 의원이 "22일 시작되는 국정감사 이전에 별도의 교섭단체를 만들어 신당의 출현을 국민에게 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盧대통령에게 화살=구당파는 일부 중도파와의 연대로 맞서고 있다. 한화갑 전 대표.조순형.추미애 의원 등 중도파 13명은 '통합모임'을 만들고 정범구 의원을 대변인에 선임했다.

이들은 분당 사태에 대한 盧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며 대통령에게 공개 면담을 요구했다. 趙의원은 "집권당의 명운이 걸려 있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당정 분리를 내세워 수수방관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며 "신당 모임의 최대 수혜자이자 이해당사자인 대통령의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상천 의원은 방송에서 "청와대가 신당 작업의 숨은 지지탑이며 분당 사태가 盧대통령에게 근본적 책임이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다 안다"고 盧대통령을 공격했다.

구당파는 탈(脫)호남.민주당 정통성 계승.정치개혁을 앞세워 신당파의 명분을 빼앗자는 전략을 다듬고 있다. 이를 위해 당 개혁안을 확정한 후 조기 전당대회를 열기로 했다. 趙.秋의원을 '얼굴'로 앞세우자는 논의도 진행 중이다.

이정민.박신홍 기자 <jmlee@joongang.co.kr>
사진=장문기 기자 <chang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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