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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이쑥] 기술·예체능 독서 지도 이렇게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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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전국 학교도서관대회’ 걸개그림 아래서 관람객들이 책을 읽고 있다. [중앙포토]

축구 국가대표팀의 경기에 열광하는 아이를 책 앞으로 돌려 앉히긴 쉽지 않은 일일 것이다. 로봇 조립에 열중한 아이에게 책 읽으라고 말하기도 그럴 것이다. 그러나 방법이 있다. 넌지시 그 방면의 책을 내미는 것이다. '한국의 축구 영웅들''축구, 그 빛과 그림자'나 '인터넷 다음은 로봇이다'를 건넨다면 어떨까. 언뜻 독서와는 멀어보이는 예체능, 기술.가정 분야도 이렇듯 책읽기가 가능하다. 더욱이 교과서와 연계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서울시교육청은 최근 중.고생을 대상으로 책과 '무관'한 듯 여겨졌던 과목인 기술.가정.체육.음악.미술과 독서를 연계하는 독서지도 매뉴얼을 냈다. 교사용이지만 학생과 학부모도 참고할 게 많다. 특히 교과 내용과 관련된 책이 집중적으로 소개돼, 흔히 말하는 자기주도적인 학습에도 유용할 듯하다.

고정애 기자

◆ 기술.가정

"자동차는 어떻게 움직이는 걸까?"

누구나 자동차 모형 하나쯤 갖고 있을 것이다. 겉모양뿐 아니라 작동원리까지 깨우치게 하고 싶다면 '만물은 어떻게 작동하는가''달리는 꿈 자동차의 역사'를 펴보게 하면 좋을 듯하다. 아이의 적성이 이공계 쪽인지 가늠하고 싶다면 '공학에 빠지면 세상을 얻는다'를 건네면 된다.

"얘 와트야! 난 너 같은 게으름뱅이는 처음 본다. 책을 읽든지 아니면 다른 일이라도 하렴. 너는 한 시간 동안 말 한마디 없이 그 주전자만 들여다보고 있어."('에피소드로 보는 발명의 역사')란 이야기는 아이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도 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체세포 복제 연구나 광우병 문제와 관련해 아이가 질문을 하면 '유전자와 생명복제에 관한 100문 100답'을 내밀어도 좋을 듯하다. 아이 스스로 책을 읽으며 질문을 던지고 답을 얻어낼 수 있을 것이다.

◆ 체육

"월드컵 예습해 볼까"

월드컵의 해인 만큼 축구 책을 읽어보자. '한국 축구의 영웅들'부터 '축구공 위의 수학자''속을 알면 더 재미있는 축구 이야기'까지 읽으면 '스포츠를 통한 진정한 삶의 의미와 가치 통합'이란 단원(중1~3)부터 단체경기 단원(중3)을 공부한 셈이 된다.

스포츠와 경제('실감나는 스포츠, 살아있는 경제학''스포츠와 돈'), 스포츠와 문화('문화로서 스포츠') 등 다른 분야와의 연계학습도 가능하다.

'광용아 햄버거 맛있니?'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을 함께 읽으며 패스트푸드의 폐해를 함께 느끼는 시간을 가져도 좋을 듯하다(소비자 보건.건강 단원).

◆ 미술

"영화 속 저 그림 누구거지?"

수준별 독서가 가능하도록 도서 목록을 줬다. 그리움의 파랑, 사랑에서 증오까지 빨강 등 다양한 색채가 표현하는 감성을 '색의 유혹 I'을 통해 느끼거나 영화 '파란대문'을 통해 에곤 쉴레를, '아이즈 와이드 셧'를 통해 클림트를 만나게 해주도록 하자는 제안('영화, 그림 속을 걷고 싶다')도 했다. '우리 문화의 수수께끼 1.2'를 읽으면서 우리 고유의 문화를 이해하고 '작은 박물관 1001곳'을 가지고 박물관 나들이를 해보는 것은 어떻겠느냐는 얘기도 한다. '로댕:신의 손을 지닌 인간''돌에서 영혼을 캐낸 미켈란젤로''가우디 공간의 환상''달리, 나는 천재다!' 등을 통해 거장의 예술혼을 엿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미술 개론서도 많이 소개돼 있다.

◆ 음악

"엄마가 제일 좋아하는 팝송이야"

상대적으로 도서가 다양한 편은 아니다. 서울시교육청은 대신 음악 CD나 영상물을 많이 다뤘다. 영화 '샤인'을 보며 한 피아니스트의 인생을 엿본다거나 뮤지컬 '아이다''노트르담 드 파리' 등을 감상할 수도 있다. 아이가 음악 얘기를 딱딱하게 여긴다면 '만화 서양음악사 1.2'를 권할 수도 있다. 중3 과정에선 대중음악도 다룬다. 그 무렵 '세계를 흔든 대중음악의 명반'을 건네는 엄마의 센스를 발휘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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