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용준, 엔터업계 최고 재벌 등극 전망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배용준이 대주주로 등극한 뒤 지난달 27일 거래를 재개한 오토윈테크는 6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며 엔터테인먼트주 블루칩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와 손잡고 130억원을 투입해 코스닥기업을 인수한 배용준은, 이제 연예계 뿐만 아니라 경제계에서도 주목받는 인물이 됐다.

이 같은 관심을 입증하듯 매일 종가를 기준으로 배용준이 보유한 오토윈테크 지분의 평가액이 얼마나 되는지, 또 투자금 대비 주가가 몇 배나 올랐는지 연일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있다. 연일 상한가에 배용준의 지분평가액이 실시간으로 공개되면서, 뒤늦게 관심을 가진 개인 투자자들도 연일 증권 관련 게시판에서 웃돈 거래를 제의하는 글을 올리고 있다.

이에 대해 배용준측은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하는 단계일 뿐인데 많은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다. 그러나 지금 금전적인 평가에 대해 보도되는 내용은 어디까지나 숫자에 불과하다"며 "2년은(보호예수 기간) 긴 시간이다. 본격적으로 사업이 진행되면, 그 결과에 따라 평가를 받게 될 것"이라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 배용준, 과연 얼마나 벌까?

배용준 및 오토윈테크와 관련, 초미의 관심사는 37.5%의 지분을 가진 대주주 배용준이 과연 얼마나 벌게 되는가이다.

지난달 22일 제3자 배정으로 주당 6220원에 오토윈테크의 주식 144만7000주를 취득한 배용준은 27일 최고 호가로 거래를 시작한 이후 6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면서, 3일 종가 기준 약 846억원의 평가액을 기록하고 있다. 이 같은 상한가 행진이 이틀간 더 지속된다면 배용준의 주식 평가액은 1000억원대에 이를 전망이다.

하지만, 배용준의 지분은 2년간 보호예수되므로 당장 '돈을 벌었다'고 말하기는 곤란하다. 2년 뒤 현 주가가 그대로 유지된다고 해도, 상장사의 대주주라는 점을 감안하면 주식을 처분해 차익을 실현하는 것 또한 그리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이에 대해 배용준측은 "2년 뒤를 아무도 알 수 없지만, 스스로 보호예수 기간을 2년으로 설정한 것은 사업을 계속 해나가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 아니겠나"고 말했다.

△ 배용준 우호세력 IMX, 소프트뱅크도 '든든'

오토윈테크('키이스트'로 사명 변경)가 기존 엔터테인먼트사의 우회상장과 달리 평가받는 것은 대주주 배용준 외에도 제3자배정에 함께 참여한 IMX, 소프트뱅크 등 배용준의 우호세력이 든든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20일 공동투자 발표 기자간담회에서 배용준·IMX·소프트뱅크 등 3자는 미디어 콘텐츠 기업으로서 키이스트의 향후 사업계획에 대해 밝혔다. 사업의 골자는 배용준과 소속사 BOF가 콘텐츠 제작을 맡고, IMX가 콘텐츠 유통을, 소프트뱅크가 보급과 소비 플랫폼을 담당한다는 것.

소프트뱅크가 보유한 IPTV, 보다폰 등 방송·통신 인프라에 영화 및 드라마 번역과 배급에 노하우를 쌓아온 IMX가 콘텐츠를 배급하고 그 핵심 콘텐츠에는 배용준이 출연하거나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는 형태가 될 전망이다.

일본에서 일명 '배용준 TV' 사업을 진행할 경우 가입자수가 관건인 IPTV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지난해 440억원의 매출을 올린 BOF가 매니지먼트에 집중하고 키이스트가 배용준 관련 이벤트 등 각종 부대사업을 맡아 수익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지난 28일 오토윈테크의 새 대표이사로 선임된 BOF 배성웅 대표는 "'태왕사신기'의 촬영지인 제주도에서 배용준씨를 비롯한 한류 이벤트를 여는 것을 검토중"이라며 "기존에 BOF에서 직접 진행하기 어려웠던 사업들도 키이스트를 통해 모두 아우를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배용준, 비즈니스 감각도 뛰어나.. 엔터 대주주 최고 재벌 등극 전망

코스닥기업 인수로 주목을 받기 이전부터 배용준의 비즈니스 감각은 정평이 나있다. BOF의 대주주이기도 한 배용준은 지난 2004년 전 소속사 한신코퍼레이션과 전속 계약이 끝난 후 최측근 매니저들과 함께 독립해 현 소속사인 BOF를 설립했다.

2003년 코스닥기업이던 한신코퍼레이션은 배용준과 전속 계약을 맺고 엔터테인먼트업 진출을 선언했다. 실적이 저조한 코스닥기업들이 엔터테인먼트사 인수를 통해 주가를 부양한 사례들이 최근에야 논란으로 떠올랐던 것을 감안하면 한 발 앞서갔던 셈이다.

그러나 한신코퍼레이션은 배용준과 결별한 뒤 '욘사마 효과'가 끝났고, 결국 몇 개월 지나지 않아 코스닥에서 퇴출됐다. 이 과정에서 배용준은 엔터테인먼트사의 주식시장 진출로 인한 영욕의 결과를 모두 지켜봤고 적지 않은 학습을 했으리라 추측된다.

배용준은 '겨울연가'로 일본에서 촉발된 '한류'의 최대 수혜자인 동시에 이를 효과적으로 관리해 더 큰 붐을 조성한 주역이기도 하다. 이는 할리우드 시스템에 가장 근접해있다는 BOF의 매니지먼트 전략에 배성웅 대표와 양근환 매니지먼트 본부장 등 핵심 경영진과 함께 배용준 자신의 경영 판단도 작용했던 때문이다.

배용준의 엔터테인먼트사업 진출은 1998년 매니지먼트사를 실질적으로 1년여간 운영했던 경력을 통해 '반짝 관심'은 아니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데뷔 13년차 배우로서 자기관리와 BOF의 대주주로서 회사를 운영해온 실적을 통해서 능력 또한 검증을 받았다.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이 배용준과 손잡고 사업을 진행하게 된 것에는 이 같은 배용준의 비즈니스 감각에 대한 평가도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BOF에서 전문 경영인 제도를 도입했던 전례처럼 배용준은 키이스트에서도 직접 경영에 참여하지 않을 전망이지만, '빅 딜'을 이뤄낸 배용준의 비즈니스 행보가 주목받는 이유다.

한편 배용준은 3일 오토윈테크가 상한가를 기록할 경우 주식 평가액이 1000억원에 육박하게 된다. 오토윈테크의 시가총액은 이미 팬텀을 제쳤고, 배용준 역시 IHQ 대주주 정훈탁 대표, 팬텀의 김준범 대표를 제치고 엔터테인먼트사 대주주 중 최고 주식평가액을 기록하게 됐다.

이에 대해 BOF측은 "이 같은 주가 급등이 그리 반갑지만은 않다. 2년 동안 주식을 묶어놔야 하는데, 지나치게 주가가 급등하고 그로 인해 말썽이 생기게 되면 장기적으로는 손해"라며 "향후 진행할 사업에 대한 기대치가 그만큼 높다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