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총연 저의 뭐냐"…야 총무회담 살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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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야 측이 일괄타결서 후퇴>
○…광주특위의 명칭문제로 지난22일 국무총리 국정보고이후 공전을 거듭해오던 국회는 27일 오전 평민당이 「5·18광주민주화운동 진상조사특위」라는 타협안을 제시함으로써 극적 타결.
이날 4당 총무회담에서 여야는 평민당측이 제시한 특위명칭과 「국정감사·조사법」과의 일괄타결을 집중 논의했으나 구인제도·수시감사·국정조사권 발동의 정족수 문제에서 의견이 팽팽히 맞서 끝내 합의점을 찾지 못하자 야당측이 일괄타결에서 후퇴.
야당측은 구인제도가 사법권침해라는 민정당측 주장에 따라 법원에 위임해 증언을 듣자는 타협안을 제시했으나 민정당측은 『국회에서 못하는 것을 법원에 위임한다는 것은 국회자율권침해』라고 반대.
국감법에 대한 타결기미가 없자 최형우 민주, 김용채 공화총무는 『끝내 합의되지 않으면 표결강행에 동의하겠다』며 김원기 평민총무를 가까스로 설득.

<말끝마다 당론여부 따져>
○…27일 아침 서울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야권3당 총무회담은 처음 20여분동안은 최형우 민주당총무와 김용채 공화당총무가 김원기 평민당총무에게 의총을 연 저의가 무엇이냐고 몰아붙여 살벌한 분위기.
김 공화총무의 주선으로 이뤄진 이날 회동은 최 총무가 자리에 앉자마자 큰소리로 「배신자」운운이 정치도의상 할 수 있는 소리냐』고 고함을 쳤고 최 총무의 얘기가 끝나자마자 김 공화총무가 김원기 총무를 다그치기 시작.
김 공화총무는 『아무리 의총이라 하더라도 할 얘기, 못할 얘기가 따로 있지 「없어져야할 정당」운운하는게 무어냐』고 따졌고 이에 김 평민총무는 『나도 의총소집에는 반대했었다』고 변명.
이어 3당 총무들은 4당 총무회담에 임하는 야권의 입장을 정리했는데 국회의 증인 구인문체와 관련, 김 공화총무가 『대통령이 비토할테니 차라리 껄끄럽지만 여당이 받을 수 있는 것으로 하자』고해 국회의 요청으로 법원이 구인해 증언을 듣고 그 결과를 국회에 통보해주는 방안으로 하기로 의견 접근.
이날 회담에서 최 민주총무는 김 평민총무가 얘기할 때마다 『그게 김 총무의 사건이요, 아니면 당론이요』라고 따져 불편한 심기를 토로.

<"없어야할 정당"에 성토>
○…27일 공화당 간부회의는 평민당 의총에서 공화당을 「없어져야할 정당」이라고 한데 대해 집중 성토.
이희일 기획실장은 『평민당 일부의원들이 민주·공화당을 터무니없이 중상한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며 김용채 총무에게 『엄중 항의했어야할 것 아니냐』고 불만.
김 총무는 처음 『의총을 하다보면 강경파가 그런 발언을 할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하다가 이 실장의 항의에 『오늘 아침 총무회담 때 엄중 항의했다』고 해명.
김종필 총재는 『평민당이 국회를 주도하는 듯하고 있으나 옳은 것으로 그러면 몰라도 옳지 않은 문제로 세상을 시끄럽게 하고 국회를 소란하게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앞으로는 평민당이 정말 국리민복을 위한다면 따라갈 필요가 있으나 그렇지 않으면 단호히 견제해야한다』고 강조.
김 총재는 또 김 총무에게 『중요문제가 있을 때엔 가급적 당의의사를 규합해 당의 뒷받침을 받아 움직이는게 좋겠다』고 주의를 주고 『의미도 없는 대표연설은 왜 하느냐』며 『그것도 김대중씨 때문에 하는 것 아니냐』고 힐난.

<석방될 듯 하자 범위 넓혀>
○…평민당은 27일 총재단회의를 갖고 6·29선언 1주년이 다가옴에도 불구하고 구속자 석방이 전면적으로 실현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 정부에 대표단 파견·석방촉구결의안·특별입법 등을 순차적으로 추진키로 결정.
회의는 지난 청와대 영수회담에서 노태우 대통령이 민주주의를 지지하는 구속자의 석방을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석방이 계속 지연되고 있는데에 유감을 표시하고 조승형 인권위원장을 단장으로 한 대표단을 이날중 관계당국에 보내 석방을 촉구.
평민당은 이같은 촉구에도 불구하고 구속자의 전면석방이 이뤄지지 않을경우 당초의 당 방침대로 국회에서 석방촉구결의안을 내고 그것마저 실효를 거두지 못하면 특별입법을 해서라도 구속자 석방을 실현해 나가기로 했는데 이같은 총재단회의 결정은 「6·29」1주년에 즈음해 정부의 구속자 석방단행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그 범위를 넓히려는 작전.
한편 평민당이 최근 마감한 전문위원 공채에는 대학교수 11명, 대학강사 43명, 영관급 8명 등 2백명(남 1백87명, 여 13명)이 지원해 20대1의 경쟁률을 기록.

<「제2의 6·29」한때 검토>
○…민정당은 6·29선언 1주년을 맞아 나름대로 기념행사와 홍보유인물 배포 등으로 의미를 되새기고 새롭게 한다는 방침.
주행사로는 27일 오후의 통일대토론회를 비롯, 28일「6·29선언에 대한 역사적 평가」란 제목의 기념강연과 각계초청 다과회, 전국순회 기념사진전 등이며 다과회에는 노태우 대통령내외도 초청대상.
강연회에서는 김민하(중앙대) 이윤구(한신대)교수가 강연하는데 6·29선언의 의미와 앞으로의 과제 등이 다뤄질 예정.
당의 한 관계자는 27일『6·29선언은 민정당의 선언이라기보다 노 대통령개인의 선언이란 성격이 강한만큼 주행사는 청와대쪽에서 주관케될 것이며 당으로선 측면지원을 하는 형식』이라고 설명하고 『제2의 6·29선언 등도 신중히 검토했으나 마땅한 내용이 없었다』고 소개.

<사람 거명하며 석방 촉구>
○…김영삼 민주당총재는 25일 저녁 이현재 국무총리와의 호텔신라 만찬에서 김근태씨 등의 이름을 명시하며 구속자 석방을 촉구.
김 총재는 이 총리에게 올림픽성공을 위한 지원을 다짐한 뒤『대신 정부도 양심수 석방과 학생들의 남북교류가 실현되도록 적극적 조치를 취해야한다』고 강조.
이날 만찬은 저녁6시30분부터 2시간여동안 계속됐는데 참석했던 서청원 대변인 등은 『김 총재가 이 총리의 서울대 1년 선배라 화기넘친 분위기였다』고 전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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