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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민가정 남편이 아내보다 더큰 갈등|가정법를상담소 남가주지부에 집계된 사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미국에 이민온 한국 교포가정의 가장 큰 문제는 내방상담자 중심으로 봤을때 단연 부부관계, 자녀와의 관계입니다. 엄청난 문화쇼크를 조화롭게 수용하지 못할때 이혼이나 자녀들의 가출등 불행을 겪습니다.』한국가정법률상담소 남가주지부 강송자소장(51)의 얘기.
강소장은 미국에서 발행되고있는 한국신문 지면에 자주 등장하는 쇼킹한 가족 집단자살, 부부간의 살인사건, 늘어나는 이혼, 자녀들의 가출등의 사건들이 이민후의 경제적 어려움과 심리적 갈등에 기인한다고 풀이한다.
공식 통계로는 약30만명, 불법체류자등 비공식적으로는 흔히 40만∼50만으로 일컬어지는 한국 교포들이 모여 거대한 커뮤니티를 이루고 사는 곳이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로스앤젤레스.
『83년경부터 로스앤젤레스와 오롄지카운티에 교포인구가 급격히 늘면서 이민가정문제가 크게 표면화되었읍니다. 그들의 문제해결과 적응과정을 돕자는 생각으로 뜻있는 자원 봉사자들이 모였읍니다.』
한국 가정법률 상담소(소장 이태영)는 법률 카운셀링 기관으로서의 노하우를 제공하였고 또 현 부소장 양정자씨를 파견하여 약1년반동안 지부상담활동의 기초를 닦도록 했다고 한다.
『지난 5년간 약3천2백여건의 내방·전화·서신상담을 했읍니다. 해마다 상담건수가 늘어 올해만도 작년 같은 기간의 2배에 육박합니다』라고 부소장 김선영씨는 얘기한다.
상담내용은 부부관계의 문제가 가장 많아 총상담의 61%. 다음은 자녀교육및 양육문제가 21%. 다음은 고부갈등(10%), 경제문제(5%), 사회보장 문제(5%)등으로 되어있다. 상담자의 70%가 여성이고 이민 4∼5년인 경우가 약48%다.
『부부간의 문제중 가장 두드러진 것은 남편의 폭행, 다음은 배우자의 부정과 성격차이 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새로운 환경, 새로운 가치관에 쉽게 적응하지 못하는 남편에 문제가 많아요.』
한국에서와는 달리 남편보다는 아내가 직장을 구하기도 쉽고 자녀들도 학교에 가면 쉽게 미국식의 가치관에 익숙해지는 환경속에서 여전히 한국식의 가부장적인 가치관을 고수하려는 남편은 아내보다 더많은 갈등을 느껴 열등감·좌절감속에서 폭력을 휘두르고 부정을 저지르는 경우가 많다고 김부소장은 분석한다.
『어린자녀만 아파트에 남겨두고 부부가 일을 가는것, 아이를 심하게 때리는것 모두 미국에서는 경찰에 고발되는 법률위반입니다. 한국과는 사정이 다르지요.』
따라서 남가주지부는 내방자들에게 법률과 관련되는 카운셀링과 함께 사고방지를 위한 교육을 실시하며 심리치료등을 받을수있게 유관기관과 연결해주는 역할을 함께 하고 있다고 한다. 【로스앤젤레스=박금옥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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