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스LA 한흑 갈등 재현 우려

미주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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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인단체 '아프리카 타운 연합'
8개 한인업소 지정 "시위 위협"
'도움되는 기부'로 갈등 해소

한동안 잠잠했던 사우스LA 지역의 한흑 갈등이 또다시 불거지면서 한인업소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9월, 한 리커스토어 업주가 만취한 흑인 남성에게 주류 판매를 거부했다가 흑인 주민들이 집단 항의하면서 이 지역 리커 업주들은 물론 LA 한인사회에는 긴장감이 고조됐다. LA폭동의 아픈 기억 때문이다. 이 때문에 LA한인회와 시정부에서는 즉각적인 대책을 마련하며 한흑 갈등을 중재하려는 노력을 이어갔고 흑인 시위대의 반발은 그렇게 사그라드는 듯 보였다.

하지만 최근 20여 명의 인원으로 조직된 흑인 시위대 '아프리카 타운 연합(Africa Town Coalition, 이하 ATC)'이 사우스 LA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한인 업소 8곳을 상대로 추가 시위를 하겠다는 공고문을 LA한인회에 보냈다. 특히 ATC가 시위 타겟으로 삼은 한인 업소 8곳의 구체적 명칭까지 거론하면서 긴장감은 다시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가주한미식품상협회(이하 CA KAGRO)는 지난 22일 해당 업소들의 업주들을 한데 불러 모아 대책 마련에 나섰다.

사우스LA는 전체 인구의 90% 이상이 흑인으로 구성된 지역으로, 이 곳에서 운영되는 한인 업소는 약 300곳에 이른다. ATC는 한인 업소를 대상으로 시위를 하는 이유에 대해 "흑인 커뮤니티에서 경제적 이득만 취하고 지역 환원을 하지 않는다"며 불만을 표했다.

타겟이 된 업소의 업주들은 갑작스런 상황에 당황하는 기색을 보였다. 한 업주는 "평소 흑인들을 대상으로 장사를 잘 해왔고 큰 교회 단체에 매달 기부를 하는 등 지역 환원도 많이 했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시위 대상에 포함됐다니 놀랍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주는 "흑인 손님이 갑자기 시비를 걸어 싸움이 날 뻔 하기도 했지만, 막상 이렇게 선전포고를 받으니 걱정이 앞선다"고 털어놨다.

이와 관련, CA CAGRO 김중칠 회장은 "상대적으로 영어가 불편한 한인업소의 종업원들이 흑인과의 대화 과정에서 오해가 생겨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면서 "흑인 시위대는 기부는 물론 종업원 또한 흑인을 고용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현재 사우스 LA의 한인 업소들은 대부분 히스패닉 인종을 고용하고 있다.

김 회장은 "사우스LA의 한인업소 중에는 개인적으로 기부를 하는 경우도 많은데, 흑인 시위대는 장학기금 행사나 홈리스 바비큐 지원 등 직접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기부를 원하는 것 같다"면서 "일단은 이들의 요구 조건을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다. 또한 앞으로는 개인적인 기부보다는 협회를 통해 이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기부를 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이를 통해 갈등을 최소화 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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