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난 심화…업계몸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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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잇단 노사분규로 인한 국내생산의 차질에다 국제가격의 급등마저 겹쳐 주요원자재의 수급난이 심각하다.
국제원자재값이 올들어 크게 오르는것은 공산권과 개도국의 경제개발등 세계적수요증가로 공급물량이 달리는데다 일부국가에서 수출을 억제하거나 또는 원화절상 추세를 관망하면서 값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원고·노사분규·임금상승에 이어 새로운 복병으로 등장한 원자재의 가격폭등과 품귀현상은 국내공급은 물론 수출에도 적지 않은 차질을 초래하고 있다.

<원면>
1백%수입에의존하는 원면은 올들어 5월말까지 5개월간 파운드당 23.1%의 가격상승을 보이고 있다.
올해 예상수요인 9억5천만t(7억달러상당)거의 전부를 미국(63%)과 중공(23%)에서 들여오고 있는 원면은 미정부의 원면생산업자에 대한 보조금지급중단으로 값은 계속 오를전망이고, 중공의 정책적 수출억제로 품귀현상도 예상된다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생사>
국내수요의 99%를 중공에서 들여오는 생사는 5개월남짓 사이에 무려 1백%이상 올랐는데 값도 문제지만 더 다급한 것은 돈을 주고도 살수 없는 품귀현상이다. 올해의 예상수요량은 2백50만t. 그러나 지난 4월이후 중공이 공식적으로 수출을 통제하고있어 국내견직업체들은 올하반기이후부터는 가동이 불투명한 상태다.

<양모>
호주와 뉴질랜드로부터 전량 수입하고 있는 양모도 새해들어 28.2%나 값이 뛰었다. 올해 원모수요는 6만1천t으로 3억달러를 훨씬 넘을 것으로 보이는데 동구와 소련·후발개도국등에서 신규수요가 크게 늘었고 호주와 뉴질랜드의 재고가 최저수준으로 떨어져 올하반기 이후 값은 폭등세로 변할 조짐이다.

<폴리에스터사>
국내화섬 업계는 폴리에스터사의 주원료인 TPA(테레퍼털산)와 EG(에틸렌글리콜)를 70%이상 미국과 일본으로부터 수입하고 있다. TPA는 올해 40만t이상을 수입해야 하는데 올들어 5월말까지 9.2%상승, 업계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고, 지난해 20만5천t을 수입한 EG도47.2%의 가격상승을 기록, 화섬업계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천연고무>
고무·타이어·제품원가의 약28%를 차지하는 천연고무와 라텍스 (고무나무에서 채취한 수액)도 지난5월말까지 52.1%의 가격상승을 보이고 있다. 천연고무의 87년수입량은 19만9천t (2억달러).
업계의 한관계자는 『AIDS방지산업의 수요폭발과 미국경기의 회복, 최대생산국인 말레이시아와 태국의 수출가격인상으로 값은 계속 오를것』으로 전망했다.

<알미늄>
국내수요의 90%이상을 수입하는 알미늄값은 새해들어무려 66.7%나 폭등했다. 올해는 25만톤이상을 수입해야 하나 엄청나게 오른 가격때문에 업계는 큰 고민.
주요선진국의 건축경기회복등 세계적으로 수요는 크게 늘었으나 미국굴지의 메이커인 카이저사의 파업때문에 앞으로 가격폭등과 품귀현상은 더 악화될전망.

<원목펌프>
건축·가구용 원목값이 불과5개월남짓사이에 28.6%가 올랐다. 올해 6백13만입방m를 수입할 계획이지만 주요수출국인 미국의 건축경기 회복으로 물량확보가 어렵고 말레이시아의 수출단가 인상정책으로 가격은 더욱 올라갈 전망이다.

<건축자재>
올림픽특수에 곁들여 지난해부터 꾸준한 회복세를 보여온 건축업계도, 각종원자재의 가격폭등과 품귀현상으로 어려움을 겪고있기는 마찬가지다. 특히 지난겨울의 이상난동으로 인한 겨울공사의 증가·선거공약사업의 조기발주·각종대단위 아파트의 동시공사·인플레를 의식한 상인들의 사재기등으로 건축자재값은 지난해 연말에비해 5월말현재 20%에서 1백%까지 뛰었다.
그나마 품귀현상으로 사기도 어려운 실태. 업계는 이같은 원자재난의 영향은 올하반기에 집중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고 이에대한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지적하고있다.<정보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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