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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요계 세대교체 바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요즘 가요계에 세대교체 바람이 불고 있다. 신인가수들이 대거 등장, 각종 인기차트의 정상권을 횝쓸고 있는 반면 지난해까지 인기를 모아온 많은 기성가수들은 퇴조하는 현상을 빚고 있다. 해마다 몇몇 신인가수들이 등장해 인기를 끌긴했으나 올해처럼 10여명의 신인들이 한꺼번에 가요계를 주름잡다시피 하기는 처음있는 일이다.
한 가요관계자는 이같은 현상을 놓고 『새 얼굴들이 파도치듯 가요계로 밀려온다』고 표현한다.
올해 등장한 신인가수들은 특히 가창력이 뛰어난데다 음악성이 높은 팝 스타일의 발라드나 블루스·댄스뮤직을 내세우고 있는것이 특징이다.
또 신인가수들의 대부분이 남자가수들이라는 점도 눈에 띈다.
요즘 가요계에서 큰 인기를 모으고 있는 남자신인가수들은 『사랑이 저만치 가네』의 김종찬, 『아 바람이여』의 박남정,『이별을 느낄때』의 임형순, 『사랑하는 우리』의 조하문,『꿈결같은 사랑』의 송시현, 『내 그리운 나라』의 임지훈, 『당신은 나의 운명』의 석지훈등이 손꼽힌다.
또 여자가수로는 『그 이유가 내겐 아픔이었네』의 이지연,『물안개』의 석미경등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며 남성듀엣 「도시의 아이들」과 여성듀엣 「작품 하나」도 각광받고 있다.
이같은 신인가수들은 「뮤직박스」「다운타운 인기차트 100」「전후 DJ연합회 톱30」등 각종 인기차트의 10위권안의 6∼7위 자리를 줄곧 차지하고 있다.
반면에 이들 차트에서 10위권안에 든 기성가수들은 이선희·전영록·최성수정도이며 나머지 기성가수들은 대부분2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이같은 현상은 80년대들어 같은 얼굴이 몇년동안 계속인기를 지속해온데 대한 반작용으로 일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요즘 가요 수요층을 지배하고 있는 10대 청소년들이 종래처럼 가수위주의 인기보다는 작품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추세에 발맞춰 신인가수들은 대부분 뛰어난 가창력을 바탕으로 종래의 단조로운 멜러디에서 벗어나 음악성이 높고 기교가 뛰어난 발라드나 블루스풍의 노래를 주로 발표하고 있다.
미모나 율동을 앞세운 종래의 소위 「비디오형 신인가수」들과는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가요평론가 서희덕씨는 『가요팬들이 이제 가수보다는 작품을 선호하기 때문에 이들 신인가수들도 후속 히트곡을 내지 못하면 곧 빛을 잃기 쉽다』고 지적하면서 그러나 대부분 가창력이 뛰어나 오랫동안 인기를 유지하면서 가요계를 리드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창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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