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썰매 탄 태극전사', No.2 미국을 넘어서 결승으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아이스하키 한국과 체코의 경기가 11일 오후 강원도 강릉아이스하키센터에서 열렸다. 역전골을 넣은 정승환 선수(왼쪽) 동료 선수들과 환호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2018 평창 겨울올림픽 아이스하키 한국과 체코의 경기가 11일 오후 강원도 강릉아이스하키센터에서 열렸다. 역전골을 넣은 정승환 선수(왼쪽) 동료 선수들과 환호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이번엔 '넘버 투' 미국이다. 준결승 진출을 확정지은 장애인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세계랭킹 2위 미국과 조 1위를 놓고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장애인아이스하키, 13일 낮 12시 예선 3차전 #미국과 조 1위 놓고 승부, 이기면 결승행 유력 #18명 중 6명이 상이군인인 미국은 랭킹 2위 #역대 전적에선 8전8패지만 홈 이점 자신감

서광석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13일 낮 12시 강릉 하키센터에서 B조 1위를 놓고 세계랭킹 2위 미국과 격돌한다. 한국과 미국은 조별리그에서 나란히 일본과 체코를 꺾고 조 2위까지에게 주어지는 준결승 티켓을 따냈다.

그렇지만 이번 맞대결은 양보할 수 없다. 결승 진출을 위한 유리한 고지에 오르기 위해선 반드시 B조 1위를 차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B조 1위는 A조 2위와, B조 2위는 A조 1위와 준결승에서 맞붙는다. A조 1위는 3연승을 달린 캐나다가 차지했다. 캐나다는 예선에서 35골을 넣는 동안 1점도 주지 않았다. 비장애인 아이스하키 강국인 캐나다는 장애인 하키 역시 세계 최고다. 1996년 시작돼 9차례 열린 세계선수권에서 최다인 4회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강릉에서 테스트이벤트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도 미국을 결승에서 누르고 우승했다. 미국과 한국 모두 캐나다를 피하고 싶은 마음이다.

12일 체코전에서 10-0 완승을 거둔 미국 장애인 아이스하키 선수들. [강릉 AP=연합뉴스]

12일 체코전에서 10-0 완승을 거둔 미국 장애인 아이스하키 선수들. [강릉 AP=연합뉴스]

미국은 캐나다와 함께 최강의 전력을 가진 팀으로 꼽힌다. 2002 솔트레이크시티, 2010 밴쿠버, 2014 소치 등 패럴림픽에서 세 번이나 금메달을 따낸 미국은 이번 대회에서 3연패를 노리고 있다. 세계선수권에서도 캐나다 다음으로 많은 3회 우승을 차지했다. 평창패럴림픽 예선에서 우리가 4-1, 3-2(연장)로 이긴 일본과 체코를 각각 10-0으로 제압했다. 역대 전적에서도 8전8패, 한 번도 이긴 적이 없다. 4년 전 소치 패럴림픽에서도 같은 조에 배정됐는데 한국이 0-3으로 졌다.

미국이 막강한 전력을 보유한 건 상이군인들이 대거 대표팀에 합류한 덕분이다. 전세계 수많은 곳에 파병을 보내는 까닭에 많은 군인들이 상해를 입는다. 보훈, 재활 프로그램이 잘 짜여진 미국은 그들에게 재활체육에 참여할 기회를 준다. 이들 중 뛰어난 기량을 가진 선수들이 패럴림픽을 비롯한 국제대회에 참여한다. 이번 패럴림픽 미국 아이스하키팀 선수 중에서도 18명 중 6명이 군인 출신이다. 팀 10개, 등록선수 120명 정도인 한국과는 판이한 상황이다. 장애인하키 1세대 출신인 이해만은 "솔직히 선수층 자체가 차원이 다르다. 격차를 꾸준히 좁혀온 것만도 대단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나라의 전력 차는 계속해서 줄고 있다. 2006년 유일한 실업팀인 강원도청이 창단하면서 한국의 실력도 꾸준하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홈팀의 이점도 있다. 10일 일본전, 11일 체코전에선 각각 6058명, 5111명이 입장해 "대한민국"을 외치며 한국 선수들을 응원했다. 처음으로 패럴림픽에 출전한 최광혁은 "선수들 이름 하나하나를 불러줘 정말 힘이 났다"고 했다.

11일 오후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 아이스하키예선 2차전에서 체코에 승리한 한국팀 선수들이 환호하며 관중에게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11일 오후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 아이스하키예선 2차전에서 체코에 승리한 한국팀 선수들이 환호하며 관중에게 인사하고 있다.[연합뉴스]

객관전 전력에서 열세지만 선수들은 '해보자'는 의지로 가득차 있다. 미국에게 진 8번의 경기에 모두 출전한 한민수는 "솔직히 이길 확률은 작다. 하지만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최근엔 1골 정도는 넣고 졌다. 홈 관중들 앞에서 이겨보고 싶다"고 했다. 체코전에서 2골을 터트린 에이스 정승환도 "미국전 키를 쥔 골리 유만균도 "우리 목표는 결승 진출이다. 미국을 이긴다면 그 꿈을 이룰 수 있다. 솔직히 내가 돋보이고 싶진 않지만 앞선 두 경기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채워 승리를 이끌겠다"고 말했다. 서광석 감독은 "치열한 창과 방패의 싸움이 될 것이다. 기회를 놓치지 않겠다"고 말했다.

강릉=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