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이후 대책없는 경기단체 많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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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살림규모가 큰 주요경기단체들이 올림픽이후 예산확보대책이 막연해 고심하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경기단체는 기업지원에 의존하고 있으나 올림픽후 기업인회장들이 다수 물러날 경우 경기단체운영에 큰 어려움이 따를것으로 보인다.
현재 기금을 조성중인 단체는 육상·배구·농구 정도. 그밖의 단체들은 회장단 출연금이 없으면 당장 협회운영 경상비조차 마련할수 없는 실정이다.
가장 모범적으로 올림픽이후 대책을 세우고 있는 육상연맹은 입장수입이 거의 없는 비인기종목으로서 각계 찬조금으로 28억원의 기금을 조성해 놓았다. 이에반해 가장 수입이 많은 축구는 기금이 전혀없이 그때그때 예산을 충당하기에 급급하다.

<육상>
육상경기연맹 박정기회장이 육상진흥회를 통해 2년에 걸쳐 28억원의 기금을 마련해 놓고 있다.
지난 85년 창설된 육상진흥회는 이기금을 오는 92년까지 50억원으로 늘린다는 목표아래 지난 3월 진흥회를 해체하고 대신 육상진흥재단을 발족시켰으며 앞으로는 진흥재단이 이 기금을 관리하게 된다.
이에따라 진흥재단은 이미 조성된 28억원을 금융기관에 예치, 이자와 원금을 합쳐 50억원이 조성되는 92년이후부터는 이자수입 5억원을 매년 육상연맹에 지원할 계획이다.
따라서 육상연맹은 국내경기단체연맹중 처음으로 국고 및 회장사의 보조없이 이 지원금만으로 1년예산을 충당할수 있게됐다.

<배구>
배구협회의 기금은 현재 8억1천7백34만여원이 적립돼 있다.
이 기금은 70년대 중반 이낙선회장 당시 일부 기업체에서 갹출한 찬조금과 협회소유의 영동땅을 팔아 마련gs것.
기금목표액은 총1백억원. 그러나 지난 5년사이 기금이 3억원 늘어난 것으로 보아 이 목표를 달성하기는 요원하다. 기금조성방식은 회장의 일부 찬조금과 이자수익에 의존하고있다.

<농구>
김상하회장이 지난 85년9월 취임이후 본격적인 기금조성에 나서 현재 2억6천3백여만원을 적립했다.
이는 이동찬전회장당시의 기금 1천1백만원에 비하면 크게 늘어난것으로 85년부터 세차례의 농구대잔치 이익금등을 절약해 모은 것이다.
특히 매년 3개월에 걸쳐 개최되는 농구대잔치는 협회의 최대수입원으로 한대회에서 5천만원정도의 수익을 올려 이중 절반을 경비로 쓰고 나머지를 기금으로 모아왔다.

<축구>
축구협회는 경기단체중 가장 예산규모가 큰단체이나 현재 기금은 전혀없다.
협회와 별도로 설립된 축구발전후원회도 기금없이 책자발간에만 주력하고있다.
축구협회의 재산은 지난77년에 매입한 축구회관(종로구견지동소재)으로 현재8억원대를 호가하고 있다.
축구협회는 70년대초 강덕진회장재임당시 2억원으로 출발, 기금조성운동을 폈으나 흐지부지되고 그나마 회관매입에 써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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