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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전 대통령이 안희정에게 '3번 이상' 했던 충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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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중앙포토, 충남도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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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행 의혹이 불거지면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관련된 비화도 주목받고 있다. 2013년 발간된 '강금원이라는 사람'에는 노 전 대통령이 강금원 전 회장과 안희정 전 지사와 함께 있을 때 나온 이야기가 담겨 있다.

책에 따르면 노 전 대통령은 안 전 지사에게 "자네는 정치를 하지 말고, 농사를 짓는 게 어떤가"라는 제안을 여러 차례 했다고 한다.

노 전 대통령이 취임 후 몇 개월이 지났을 무렵, 강 전 회장은 대통령의 여름휴가 식사 자리 초청을 받았다. 화기애애한 식사 도중 노 전 대통령이 갑자기 안 전 지사에게 '정치를 하지 않는 게 어떻겠냐'는 이야기를 불쑥 꺼냈다는 것이다.

당황스러운 이야기에 강 전 회장은 "농사를 지으려면 돈이 있어야 할 텐데 안 전 지사가 그럴 돈이 있냐"고 물었다. 더는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고 자리는 멋쩍게 끝나고 말았다.

노 전 대통령은 그다음 날에도 "안희정은 정치하지 말고 농사를 짓는 게 어떻겠느냐"라는 말을 꺼냈다. 이번에는 강 전 회장이 따지듯 "대통령께서는 솔직히 할 것 다 하면서 남들에게는 농사를 지으라고 하시면 됩니까?"라며 "희정 씨, 정치해. 내가 도와줄게"라고 말했다고 한다.

머쓱한 안 전 지사 대신 강 전 회장이 반발하고 나서자 노 전 대통령은 당분간 그 얘기를 꺼내지 않았다.

하지만 휴가가 끝나고 얼마 후 강 전 회장이 청와대 관저에서 식사할 기회가 있었는데 노 전 대통령이 또 '그 이야기'를 꺼냈다. 그때도 강 전 회장은 노 전 대통령의 이야기를 잘라버린 것으로 전해진다.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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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노 전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에게는 "정치를 하라"고 권유했고 유시민 작가에게는 "정치하지 말고 강의하고 책을 쓰는 게 훨씬 낫다"는 얘기를 세 번 이상 했다는 사연이 당사자들의 입을 통해 알려진 바 있다.

노 전 대통령은 2009년 3월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후배들에게 정치를 반대하는 이유로 "얻을 수 있는 것에 비해 잃어야 하는 것이 너무 크기 때문"이라고 밝힌 바 있기도 하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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