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5일 이뤄진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특별사전대표단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면담 및 만찬 소식을 6일 적극 보도했다. 같은 날 논설에선 “핵 무력은 정의의 보검”이라고 주장하며 사실상 핵 포기 의사가 없음을 시사했다.
노동신문은 이날 1면에 김정은의 대북특사단 접견 내용을 전한 기사와 사진 8장을 게재했다. 노동신문은 “최고 영도자 동지(김정은)께서는 특사와 일행의 손을 일일이 뜨겁게 잡아주시며 그들의 평양 방문을 열렬히 환영하시었다”며 “수뇌 상봉과 관련한 문재인 대통령의 뜻을 전해 듣고 만족한 합의를 봤다”고 밝혔다.
북한을 방문 중인 정의용 수석 대북특사 등 특사단이 지난 5일 평양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수석특사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김정은 위원장, 서훈 국정원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김상균 국정원 2차장. 청와대제공
신문은 또 “조선반도의 첨예한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북과 남 사이의 다방면적인 대화와 접촉, 협력과 교류를 활성화해 나가기 위한 문제들에 대해서도 심도 있는 의견을 나누었다”며 “담화는 동포애적이며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고 묘사했다.
그러나 신문은 같은 날 ‘미제의 반인륜적인 핵 범죄 역사를 끝장내야 한다’는 제목의 정세논설에서 “우리의 핵 무력은 피로 얼룩진 미국의 극악한 핵 범죄 역사를 끝장내고 불구대천의 핵 악마를 행성에서 영영 쓸어버리기 위한 정의의 보검”이라고 말했다.
논설은 “미국의 책동으로 말미암아 세계의 여러 곳에서 핵전쟁 위협은 나날이 커가고 있다. 그중에서 조선반도는 핵전쟁 위험이 가장 짙게 드리운 곳이 되고 있다”며 “미국은 남조선에 숱한 핵무기들을 전진 배치하고 각종 도발 행위들을 일삼으면서 우리 공화국을 노골적으로 위협 공갈해왔다”고 밝혔다.
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자신의 트위터에 ‘대통령으로서 나의 첫 명령은 핵무기를 개선하고 현대화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소개하면서 “대통령 벙거지를 뒤집어쓰기 바쁘게 힘으로 세계를 제패하기 위해 얼마나 미쳐 날뛰고 있는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은 이번에 우리를 세계 평화에 대한 위협으로 매도하면서 우리 공화국에 대한 핵 선제 타격을 기정사실화 했다”며 “이것은 조선반도를 비롯한 세계를 대상으로 핵전쟁을 기어이 일으키겠다는 깡패 국가의 노골적인 선전포고나 다름없다”고 봤다.
그러면서 “미국의 핵 위협 공갈책동이 날로 횡포해질수록 우리 군대와 인민은 정의의 핵을 더욱 억세게 틀어쥐고 조선반도와 지역의 평화를 굳건히 수호할 의지를 백배, 천배로 가다듬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