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MVP 후보 고만고만해 고민되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6면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에도 못 간 프로농구 모비스가 똑같은 국내 선수들로 2005~2006시즌 정규리그에서 1위를 했다. 크리스 윌리엄스가 있기에 가능했다. 그러나 윌리엄스는 최우수선수(MVP)가 될 자격이 없다. 한국농구연맹(KBL)은 MVP를 국내 선수 중에서 뽑도록 규정하고 있다. 대신 외국인 선수에게는 '외국인 선수상'을 따로 준다. 윌리엄스는 의문의 여지가 없는 외국인 선수상 후보 0순위다. 그렇다면 MVP는 누가 되어야 할까.

시즌 MVP는 정규리그 1위팀에서 나오는 것이 상례다. 모비스 선수 가운데 후보를 꼽자면 우지원.양동근.이병석.이창수 등이다. 우지원은 24일 현재 3점슛 성공률 1위(44.7%), 양동근은 어시스트 랭킹 9위(4.7개)를 기록하고 있는 모비스의 간판 선수다. 그런데 뭔가 약하다는 느낌도 없지 않다. 우지원은 팀의 주포인데도 경기당 10.7득점으로 국내 선수 가운데 16위에 불과하다. 양동근에게서는 어시스트 1~3위인 김승현(오리온스.9.4개), 주희정(KT&G.7.9개), 이상민(KCC.7.6개)의 카리스마를 찾아보기 어렵다.

이병석은 2000~2001시즌 삼성이 우승할 때의 강혁처럼 뛰어난 '조연'이라는 인상을 준다. 이창수는 경기당 11분 정도밖에 뛰지 못했다.

그렇다면 1위팀 밖에서 MVP가 나올 수 있을까. 전례는 있다. 1999~2000시즌 서장훈(삼성.당시 SK), 2000~2001시즌 조성원(KCC.당시 LG)은 소속팀이 정규리그 2위에 그쳤지만 MVP가 됐다. 올 시즌 2위팀에서 MVP 후보를 찾자면 서장훈뿐이다. 국내 선수 가운데 득점 1위(19.6득점), 리바운드 2위(5.8개)다. MVP는 기자단 투표로 결정되며 28일 한국농구연맹(KBL)의 정규리그 시상식에서 발표된다.

허진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