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딜 가나 ‘우리나라’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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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3호 31면

외국인의 눈

최근에 어떤 공무원이 나에게 “한국을 왜 그렇게 좋아하느냐”고 물었다. 지난 15년간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수백 번 받은 질문이다. 초기에는 나도 한국을 왜 좋아하는지 분명히 표현하지 못했다. K-팝을 비롯한 한국의 대중문화를 좋아해서 한국을 찾는 외국인이 많은데 내 경우는 언제나 서양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은 고유한 한국문화에 관심이 훨씬 많이 가는 편이다.

 일상생활에서 매일 느끼게 되는 치안·대중교통·의료의 우수함도 좋지만 무엇보다 한국 사람들이 한국을 더 훌륭한 나라로 만들려고 하는 마음이 있어서 좋다. 물론 ‘어느 나라 사람이든 자국을 더 좋게 만들려고 하는 게 당연한 것 아니냐’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다른 나라의 경우는 어떨지 몰라도 미국에서는 세계 속에서 미국의 위상이 어떤지에 대해서 신경 쓰는 사람을 찾기 힘들다.

 처음 한국에 왔을 때 택시나 식당에서 하루에도 몇 번씩 ‘우리나라’를 언급하면서 한국의 점수를 매기고 세계 순위를 중시하는 게 정말 신기했다. 무슨 문화·경제올림픽처럼 순위 경쟁하는 것 같아서 조금 불편하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인들의 시각이 언제나 밖을 향해 있고 남들보다 잘하려고 하는 마음이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존 F 케네디 미국 대통령이 1961년 취임식에서 “국가가 여러분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묻지 말고, 여러분이 국가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자문해 보십시오”라고 연설할 무렵만 해도 미국의 위상은 최고였다. 하지만 이후 그런 관심이 줄어들면서 교육·의료·치안 등 모든 분야에서 미국의 지수는 서서히 떨어져 왔다.

 예전에는 남을 신경 쓰지 않는 그런 태도가 옳다고 생각했는데 한국에서 지내면서 생각이 달라지는 걸 느꼈다. 특히 평창올림픽은 나의 제2의 고향인 한국에서 완벽하게 펼쳐져 자부심을 느끼게 했고, 늘 발전하고자 하는 한국인들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한국 사람들은 항상 한국을 끌어올리려고 하고, 세계인의 눈길을 사로잡으려고 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 그 덕분에 빠른 시간 안에 놀라운 성장을 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빠른 성장 과정에서 문제도 없지는 않았겠지만 현실을 쉼 없이 개선하려는 마음은 분명히 배울 점이다. 바로 이 미덕이 내게는 한국의 최고 매력이다.

마이클 엘리엇
무료 유튜브 영어 학습 채널·팟캐스트 ‘English in Korean’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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