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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부인하던 오달수 “전부 제 탓” … 피해자 이름 부르며 사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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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성폭력을 당했다는 피해자들의 주장을 거듭 부인해 온 배우 오달수(50)씨가 28일 “전부 제 탓이고 저의 책임”이라며 새로운 입장을 내놨다. 오씨는 보도자료를 통해 “저로 인해 과거에도, 현재도 상처를 입은 분들 모두에게 고개 숙여 죄송하다고 말씀드린다”며 “제가 한 행동과 말에 대한 어떤 책임과 처벌도 피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성추행 사실 공개된 배우 최용민 #“교수직 사퇴, 모든 연기활동 중단” #박재동, 사과하며 “미투 지지”

특히 성폭력을 직접 폭로한 두 사람을 “A님에게” “엄지영 배우님께”라고 호칭하며 사죄와 반성의 뜻을 각각 전했다. A씨에 대해서는 “내가 생각하는 사람이 맞다면”이란 전제로 “25년 전 잠시나마 연애 감정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어느 시점이든 제가 상처를 드린 것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현재의 심경도 토로했다. “행운과 명성은 한순간에 왔다가 순식간에 사라진다는 세상 이치는 알고 있다”고 했다. 향후 거취는 따로 밝히지 않았다.

이 같은 사과문에 대해 성폭력 사건에 ‘연애 감정’ 운운하는 표현이 부적절하다거나 자신의 심경 고백에 치우쳤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는 오씨의 사과문을 첨삭해 비판하는 게시물이 등장하기도 했다.

이날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는 최근 공개된 한만삼 신부의 성폭력 사건에 대해 서울 중곡동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과문을 발표했다. 김 대주교는 “주교들도 이번 사건을 접하며 놀라움과 당혹감, 참담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며 “성폭력 피해자와 그 가족들은 물론 이번 사건으로 교회 사제들에게 큰 실망과 분노를 금치 못하는 모든 분께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징계도 언급했다. “해당 교구가 가해 사제의 직무를 중지시키고 처벌을 위한 법적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제보의 사실 여부를 확인해 교회법과 사회법 규정에 따라 엄중하게 처벌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신부가 현재 소속된 천주교 수원교구 역시 “교구 참사회(운영위원회)를 열어 추가 징계를 논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 대주교는 기자회견에서 “상처와 분노를 가슴에 안고 오랜 기간 고통스럽게 살아온 여성들이 성폭력 피해를 용기 있게 고발한 점은 사제들이 세속적인 문화와 쾌락의 폐단에 빠져 있다는 질책이었다”며 “이는 천주교회가 안일하게 살아온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 준 것”이라고 자성의 목소리를 높였다.

최용민

최용민

이날 인터넷에 과거 성추행 사실이 공개된 배우 최용민(65)씨는 소속사를 통해 “분명 제 잘못”이라며 “피해자께서 원하는 사과 방식이 있다면 몇 번이고 그 방식에 맞게 다시 사과드리겠다”고 밝혔다. 또 “재직 중인 명지전문대 연극영상과 교수직을 사퇴하고 모든 연기 활동도 중단하겠다”고 전했다.

만화가 박재동(66)씨도 후배 웹툰 작가 등에 대한 성추행·성희롱을 사과했다. “아픔에 진작 공감하지 못한 점도 미안하다. 저의 잘못”이라며 “제가 재직하고 있는 한국예술종합학교 학생들에게 한 부적절한 말에 대해서도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박씨는 “미투 운동을 지지한다”고도 했다.

이후남·백성호 기자 hoona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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