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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려라 공부] 창의성·인성 겸비 엔지니어 키우는 융합형 교양교육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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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교양기초교육원 신설 #교양 교과과정 확대 개편 #U-ACT형 인재 육성에 초점

한국산업기술대 혁신 프로그램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대학가에도 창의적 인재 육성을 위한 혁신 바람이 일고 있다. 일방향적 주입식 교육만으로는 창의성과 융합적 문제해결력을 갖춘 미래형 인재 양성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에 한국산업기술대학교(이하 산기대)는 글로벌 산업현장에서 자기주도적인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전문 엔지니어를 길러내기 위해 차별화된 교양교육 시스템을 완성했다. 통섭과 인성을 강조한 산기대의 융합형 교양교육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산기대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 ‘U-ACT형 인재’ 양성을 목표로 기존의 교양교육 프로그램을 혁신적으로 개편했다.

산기대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 ‘U-ACT형 인재’ 양성을 목표로 기존의 교양교육 프로그램을 혁신적으로 개편했다.

산기대는 ‘U-ACT형 인재’ 양성을 목표로 올해 초 대학 교양교육을 총괄하는 교양기초교육원을 설립했다. ‘U-ACT형 인재’란 주도적으로(U·You)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 창의적(Artifex)이고 실천적(Conatus)인 글로벌(Transmarinus) 역량을 갖춘 인재를 뜻한다. 산기대는 이러한 목표 아래 공학도의 창의성과 인성 강화에 초점을 맞춰 기존의 교양교육 프로그램을 혁신적으로 개편했다.

프레시맨·실천창의세미나 개설

산기대는 기존의 4개 교과과정으로 짜였던 기초교양과정에 프레시맨세미나와 실천창의세미나를 추가했다. 산기대는 프레시맨세미나를 통해 사회 저명 인사 및 선배들의 강의를 제공, 신입생들의 대학 적응력을 키운다. 이를 바탕으로 학생들은 전공 이해도를 높이는 동시에 자기 관리 노하우를 배울 수 있다. 실천창의세미나는 급변하는 사회 트렌드에 대한 문제를 제시하고 논의하는 과정으로 진행된다. 1학기에 진행하는 프레시맨세미나와 연계해 2학기에 운영된다.

경영학부 학생이 실천창의세미나 수업에서 학습한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경영학부 학생이 실천창의세미나 수업에서 학습한 내용을 발표하고 있다.

핵심 교양은 기존 4개 영역, 16개 교과에 자연과 생명영역을 추가해 5개 영역, 20개 교과로 확대했다. 기본적인 학문적 소양을 함양해 인문학적 통찰력과 종합적 사고력을 키울 수 있는 지식의 저변을 보다 넓힌 것이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같은 이슈를 다양한 관점에서 바라보고 해결책 역시 융합적으로 찾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창의성과 실천력, 글로벌 지수를 향상시킬 수 있는 일반교양 역시 4개 영역, 23개 교과에서 6개 영역, 30개 교과로 재구성했다. 학생들의 대학생활 적응을 돕고 진로 및 직업 탐색에 도움을 주는 커리어교과는 사회봉사가 추가되면서 새롭게 개편됐다.

산기대 최웅세 교무처장은 “기존 현장 중심의 전공교육과정에 학생들의 미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교양교육을 더했다”며 “학생들이 생각하는 엔지니어로 성장하는 데 새로 개편된 교양교육이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공지능·가상현실 등 최첨단 정보통신기술이 기존의 삶의 방식을 빠르게 바꾸고 있지만 진정한 미래 인재로 거듭나려면 기술 발전 이면의 윤리적 측면을 간과해선 안 된다. 첨단기술 산업 중심의 산기대가 인성 교육에 힘을 쏟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산기대는 2015년 2학기부터 공과대학으로는 이례적으로 인성교육을 교양과목으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디자인학부 조남주 교수가 실천창의세미나 수업에서 학생들과 토론하고 있다.

디자인학부 조남주 교수가 실천창의세미나 수업에서 학생들과 토론하고 있다.

산기대의 인성교육 프로그램인 ‘휴먼(Human)엔지니어세미나’는 도덕적 주체로서의 자신에 대한 이해와 자기 성찰, 타인과의 관계 역량을 배우고 시민적 책임감과 협동, 참여, 정의 등의 덕목을 배양하는 과목이다. 로봇·인공지능으로는 대체 불가한, 인성과 기술력을 모두 갖춘 인재를 길러내겠다는 산기대의 의지가 반영된 과정이다. 수업은 세미나 형식으로 이뤄진다. 타인과의 관계 설정, 나눔 봉사 체험활동, 세상을 바꾼 과학기술과 공학기술 등을 주제로 발표, 강의, 세미나, 저명 인사 초청 강의 등이 다채롭게 진행된다. 평가는 학기말에 체험활동 보고서를 제출, 발표하는 것으로 대신한다.

산기대 서영희 인성교육연구소장은 “인성교육 교과를 수강한 학생 120명을 대상으로 산기대가 자체 개발한 인성지수 측정 시험을 실시한 결과 수강생들의 인성지수가 수강 전 64점에서 수강 후 84.7점으로 큰 폭으로 향상됐다”며 “차별화된 교육을 통해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협동할 줄 아는 휴먼엔지니어를 길러낼 것”이라고 말했다.

‘휴먼엔지니어’ 만드는 인성교육

산기대는 지난해 2학기부터 경영학부와 디자인학부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천창의 세미나 과목을 시범 운영했다. 이는 학생들의 발표, 토론 방식으로 진행되는 학생 중심의 차별화된 교양수업이다.

학생들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산업 트렌드를 반영한 책이나 영화 등을 자율적으로 선정한 뒤 특정 주제를 잡아 발표하고 토론한다. 수업 규모는 30명 내외. 5~6명이 한 조를 이뤄 직접 수업을 준비하고 진행한다. 교수는 수업 중간중간에 학생들의 성취 수준을 점검하고 피드백을 해주는 참관자이자 멘토로서의 역할만 수행한다.

이 수업에선 별도의 교재나 중간·기말고사 같은 시험이 존재하지 않는다. 단, 학생들이 제출한 리포트는 평가단을 통해 표절검사까지 철저히 실시한다. 지난 학기엔 성 평등, 세계시민의식, 생명복제 등 네 가지 주제로 강의가 진행됐다. 변리사, 양성평등 교육 전문가 등 주제와 관련 깊은 분야의 전문가 특강도 수업에 포함시켜 교육의 실효성을 높였다.

산기대는 비판적 사고와 창조적 문제해결력, 효과적인 의사소통과 상호작용 능력을 두루 향상시킬 수 있는 실천창의 세미나를 올해부터 전체 학과에 도입해 운영할 계획이다. 산기대 지식융합학부장 박혜정 교수는 “일반 강의에서 학문적으로 다룰 수는 없지만 학생들이 반드시 인지해야 할 사회문제에 대해 깊이 있게 논의할 수 있는 장이 열린 셈”이라며 “아직은 생소하지만 세미나식 수업 방식에 대한 학생들의 교육만족도는 대단히 높다”고 전했다.

글=이혜진 객원기자 parang3909@joongang.co.kr, 사진=한국산업기술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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