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미 엄마’ 조순희씨 “딸들 너무 자랑스러워…좋아하는 잡채 해주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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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컬링 대표팀의 김영미-경애 자매와 어머니 조순희씨. [사진 연합뉴스]

한국 여자컬링 대표팀의 김영미-경애 자매와 어머니 조순희씨. [사진 연합뉴스]

18일간의 평창 겨울올림픽 대부분 경기가 끝났다. 환희와 감동, 눈물이 교차하며 숱한 화제를 낳았다. 이번 평창올림픽의 퇴고 유행어는 역시 ‘영미’다.

한국 컬링여자 대표팀 스킵(주장) 김은정이 스톤을 던진 뒤 스위핑 방향과 속도를 지시하며 외친 김영미의 이름, ‘영미’.

영미라는 이름은 한국인은 물론, 세계인의 마음에도 깊은 인상을 가져다줬다. 이름의 주인공인 김영미 선수는 김경애 선수와 자매다. 한 팀에 자매가 나란히 출전했다. 그러니 기쁨도 두 배다.

김영미-경애 자매의 어머니 조순희(61)씨는 이 모든 상황이 꿈처럼 느껴진다. 어머니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그저 감사하다”며 연신 고개를 숙였다.

어머니는 “딸들이 이렇게 유명해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며 “한없이 착하고 예쁘게 자라 딸들이 너무나 자랑스럽고 고맙다”고 말했다.

어머니는 경북 의성에서 딸들을 홀로 키웠다. 남편과 사별한 뒤 시어머니를 모시며 두 딸을 뒷바라지했다.

삶은 순탄치 않았다. 조씨는 의성에 있는 전봇대 제조 공장에서 일했다. 형편이 어려워지면서 이웃의 농사일을 돕기도 했다.

하지만 어머니는 “두 딸이 말썽 한 번 피우지 않고 바르게 자랐다”며 “아이들을 키우는 게 수월했다”고 말했다.

자매가 어머니의 속을 썩인 건 한 번뿐이었다. 컬링을 시작하겠다고 한 일이었다.

어머니는 “힘든 운동을 한다고 했을 때 반대를 많이 했다. 그렇게 반대를 했는데도. 딸들이 정말 열심히 했다”며 “이 자리까지 올라온 딸들에게 고마울 뿐이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어머니는 “딸들이 훈련하느라 오랫동안 보지 못했는데, 집에 오면 좋아하는 잡채를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박광수 기자 park.kwangsoo@joongn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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