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 등 北고위급대표단 방남…천안함 묻자 '묵묵부답'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단장으로 하는 고위급대표단이 25일 오전 9시 49분쯤 군사분계선(MDL)을 통과한 후 53분쯤 경기 파주의 남북출입사무소(CIQ)에 도착했다.

천해성 통일부 차관이 이들을 영접했다. 통일부 직원들은 이날 오전 6시부터 출근해 북한 고위급대표단을 맞을 준비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평창 겨울올림픽 폐회식 참석차 남측을 방문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북한 고위급대표단이 25일 오전 파주 남북출입사무소(CIQ)에 도착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김영철 일행은 CIQ에서 ‘방남 소감 한마디 말씀해달라’ ‘천안함에 대해 어떤 생각인가’ ‘한국에서 어떤 이야기 나눌 것인가’ ‘남북 관계 개선 위해 어떤 점이 가장 시급하다고 생각하나’ 등의 질문에 다소 굳은 얼굴로 아무 대답 없어 지나갔다.

김영철은 차량에 탑승할 때까지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으며 취재진 쪽으로 눈길도 돌리지 않았다.

북한 고위급대표단은 10시 15분 차량으로 이동을 시작했다. 그러나 자유한국당 의원 등이 김영철의 방남 저지를 위해 서울로 향하는 길목인 통일대교 남단 도로를 점거한 채 농성을 벌이고 있어 원만하게 통행이 이뤄질지 미지수다.

이들은 이날 저녁 평창 겨울올림픽 폐회식에 참석하는 한편 방남 기간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하고 조명균 통일부 장관, 서훈 국가정보원장 등과 만날 것으로 보인다.

고위급대표단은 김영철과 이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수행원 6명 등 8명으로 구성돼 있다.

북한 대표단의 세부 일정에 대한 최종 결정은 방남 이후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북한 대표단의 방남은 평창올림픽 개회식에 참석한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등이 지난 11일 귀환한 뒤 2주일 만에 이뤄지는 것이다.

지난 2010년 발생한 천안함 피격 사건의 배후로 지목돼온 김영철의 방남을 둘러싼 논란도 계속되고 있다.

천안함 유족회는 전날 김영철의 방남 철회를 촉구하는 서한을 청와대에 전달했다. 자유한국당은 ‘김영철 방한 저지 투쟁위원회’를 구성하고, 24일 저녁부터 경기도 파주 통일대교 남단 도로를 점거하고 밤샘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