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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정부, 에너지·농업 중심 보호무역 공세 나서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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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비롯한 수입산 철강제품에 대한 관세 폭탄을 예고한 가운데, 이번엔 백악관에서 에너지·농업과 관련된 기존 무역협정을 손질할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고 미 블룸버그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이하 경제자문위)는 이런 의견이 담긴 보고서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제출했다.
경제자문위는 “미국이 전반적으로 공정하고 호혜적인 무역을 통해 이익을 본다 할지라도 모든 미국인이 혜택을 누리는 건 아니다. 미국인을 가난하게 만드는 불공정한 무역 행위를 놔둘 수 없다”고 강조했다.

블룸버그 “백악관 경제자문위, 두 분야 관련 무역협정 개선 보고서 제출” #한국 등 철강 수입품 무역제재 할 경우 美 농산물 수출 타격 우려도

이는 미 정부가 공정 무역을 지향하면서도 피해 업종이 생기면 선별적으로 보호무역 제재를 취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어 경제자문위는 무역협정 조건을 손볼 대표 업종으로 에너지와 농업을 꼽았다. 경제자문위는 “트럼프 행정부는 에너지·농업을 중심으로 폭넓은 분야에 걸쳐 미국 기업인과 노동자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무역협정을 개선하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정부가 실제로 철강 등 수입품에 무역 제재를 취할 경우 역풍으로 자국의 농산물 수출이 타격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상대국의 ‘무역 보복’ 때문이다.

같은날 미 라디오매체인 NPR은 “트럼프 행정부는 수입제품을 제재해 국내 산업을 살리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다. 하지만 유럽 및 아시아 동맹국은 이에 맞서기 위해 미국의 수출제품에 (무역) 보복을 가한다는 경고를 내놓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산 오렌지.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산 오렌지. [로이터=연합뉴스]

NPR은 타격을 입을 미국 수출품으로 켄터키산(産) 버번(위스키), 위스콘신산 치즈, 플로리다산 오렌지를 꼽았다. 특히 켄터키산 버번과 관련해 “이 제품은 연간 10억 달러(1조원) 가량 수출한다. 무역 전쟁이 불거질 경우 분명히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수출기업을 회원사로 둔 전미대외무역위원회(NFTC)의 로퍼스 예사 회장은 “많은 나라가 하려는 게 바로 그런 것(보복)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앞서 언급된 보고서에서 백악관 경제자문위는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을 3.1%로 점쳤다. 특히 1조5000억 달러 규모의 인프라 투자를 통해 0.1~0.2%포인트의 성장 효과를 누릴 것으로 내다봤다.

조진형 기자 enis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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