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부수사 폭력경관 셋 구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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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서울지검 동부지청 특수부는 12일 청부폭력관련 피의자 2명을 파출소 숙직실로 연행, 이틀간 물고문과 함께 쇠파이프로 온몸을 때려 각 3주와 2주의 상처를 입힌 서울 서초경찰서 형사2반 최재완경장(32)·최동활순경(30)·김봉선순경(30) 등 경찰관 3명을 특가법위반(독직폭행치상) 혐의로 구속했다.
최경장 등은 지난달 27일 서울 서초동 대주룸살롱 지배인 최종덕씨(34)로부터 『대주룸살롱 대표 이영석씨(42)를 폭력교사혐의로 구속해 빚을 안 갚도록 해달라』는 부탁을 받고 28일 오후 7시쯤 대표 이씨와 이씨의 부하 이해수씨(26·광주시 서창동)를 반포2파출소 3층 숙직실로 연행, 물고문 등을 통해 대표 이씨가 부하 이해수씨를 시켜 최씨를 때리도록 했다는 자백을 받아내 30일 2명을 구속시킨 혐의다.
검찰수사결과 최씨는 지난달 26일 자정쯤 구속된 이해수씨 등 5명에 의해 서울 신천동 교통회관 앞 공터로 끌려가 전치 6주의 집단구타를 당하자 평소 알고 지내던 최경장 등에게 대표 이씨를 폭력교사혐의로 구속시킨 뒤 최씨가 대표 이씨에게 갚을 빚 5천6백만원을 합의금 명목으로 상쇄시켜 주도록 부탁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사실은 검찰에 송치된 대표 이씨 등의 진정으로 밝혀졌으며 검찰은 대표 이씨 등이 고문에 못 이겨 청부폭력을 허위 자백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데다 청부폭력 증거가 전혀 없어 대표 이씨의 구속취소를 검토중이다.
◇고문=구속된 경찰관들은 파출소 숙직실에서 길이 81㎝, 직경 2.8㎝의 쇠파이프와 경찰봉으로 이씨 등 2명을 마구 때리며 청부폭력을 시인하고 최씨로부터 받을 5천6백여만원을 포기하도록 강요했다.
그중 이해수씨가 범행을 부인하자 양손에 수갑을 채워 무릎 사이에 넣고 무릎과 손목사이에 쇠파이프를 집어 넣어 책상 2개 사이에 거꾸로 매달아 놓은 뒤 수건을 얼굴에 덮고 주전자 물을 코에 붓는 등 물고문을 했다는 것.
◇검찰수사=검찰은 경찰관들이 최씨로부터 거액의 금품을 받고 청부수사를 한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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