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씨 총재 복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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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민주당은 12일 오전 세종 문화회관 별관에서 전당 대회를 열고 김영삼 전 총재를 총재로 재추대, 당 체제를 정상화시켰다.
이로써 김 총재는 지난 2월8일 야권 통합을 이유로 총재직을 떠난지 94일만에 정게 일선에 복귀했으며 각 당의 체제 정비가 완료되어 3김 회담·개원협상·1노 3김 회담이 본격적으로 열릴 발판을 구축했다.<관계기사 2, 5면>
이날 대회는 부총재 5명의 자유 경선을 연기 명종 다수방법으로 실시, 재석 1천5백17명중 김동영(9백21표) 황명수(8백65표) 이기택(8백46표·이상원내) 김상현(7백95표) 김현규(6백60표·이상 원외)씨를 새 부총재로 뽑았다.
김영삼 총재는 재야 영입용 부총재로 강인섭씨(동아일보 논설위원)를 지명했다.
이날 부총재 경선에는 선출된 5명 외에 권오태·김수한·박일·유성환씨 등이 출마해 표대결 끝에 낙선했다.
김 총재는 총재수락 연설에서『우리는 안정 속의 정치·경제 선진화를 추구해 나가는데 있어 점진적인 방법으로, 그리고 의회와 정치력을 통한 방안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밝히고『혼란을 수반하는 급격한 변화나 의회를 통하지 않는 과격한 개혁을 추구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총재는『현 정권이 민주화와 사회정의 구현의 방향으로 나아가면 우리는 협력자가 되는데 인색치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국가안보와 국가의 이익을 다투는 외교문제·무역마찰 해소 등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거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김 총재는 그러나『총선 과정이나 정부·여당의 개편 과정에서 보여준 일면들은 현 정권이 진정한 민주화를 지향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구심과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주장, 『안정 속의 확실한 민주화를 위해 정치력을 최대한 발휘하겠지만 원칙을 벗어난 타협, 민주화를 가장한 기만극은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지역적 배타주의와 권위주의, 독선적 정치문화를 불신해 모든 사람들의 참여가 보장되는 시민정치 구현에 앞장서겠다』고 말하고 『장기적으로 민족적 자긍심을 높이고 태평양 시대의 주역이 될 수 있도록 국력을 신장시켜 통일문제에 전향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로 접근하겠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비민주적 악법 개폐 ▲양심수의 전원석방·사면복권·수배해제 ▲5공화국 비리조사와 광주사태의 철저한 진상규명 ▲선거부정 규명 ▲지자제의 조기전면 실시 ▲언론 자유확보 ▲민생문제 해결 및 치안질서 재정비 등을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제시했다.
김 총재는 총재 재 추대 후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정당별로 배정된데에 따라 각기 한 정당에서 내정한 후보로 국회의장단을 구성하는 것이 정치도의이며 순리』라고 말해 민정당의 김재순 국회의장 내정자를 선출해 줄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개원 국회 운영에 대해『원 구성은 물론 가능한 현안 처리도 해야하나 그렇지 못할 경우 1주일 정도의 간격을 두고 임시국회를 새로 열어도 무방하다』고 유연한 입장을 보였으며 광주사태·5공화국 비리 조사 문제와 올림픽 개최와의 관계에 언급,『이는 국민에 대한 공약인 만큼 올림픽과 별개차원에서 다뤄야 한다』고 말해 원 구성이 되는대로 이 문제를 정치쟁점화 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김 총재는 또 대법원장·감사원장 재 인준문제에 대해『정부·여당이 야권 3당과 충분히 협의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중공·소련 등 북방외교에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다』고 밝히고『빠른 시일내에 중공·소련을 방문하고 싶으며 김일성과도 만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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