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에서 펼쳐지는 '또다른 전쟁' IOC 선수위원 선거...김연아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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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민 죄글러. [중앙포토]

아르민 죄글러. [중앙포토]

장훙. [AP=연합뉴스]

장훙. [AP=연합뉴스]

경기장에서 뜨거운 경쟁이 펼쳐질 때, 선수촌에서도 또다른 '뜨거운 경쟁'이 치러진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선거다.

선수 권익을 대변하는 역할을 맡는 IOC 선수위원 선거가 25일까지 강원도 평창, 강릉선수촌에서 열리고 있다. 평창 겨울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들의 투표를 통해 선출되는 IOC 선수위원은 이번에 6명이 도전해 2명이 뽑힌다. 결과는 폐회식이 열리는 25일 발표된다. 99명의 IOC 위원중 선수위원은 모두 15명. 8년 임기인 IOC 선수위원은 올림픽 개최지 선정 등 IOC 위원과 동일한 권한을 지닌다. 유승민(36) 평창선수촌장이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 IOC 선수위원으로 선출된 바 있다.

이번에 임기가 만료되는 겨울스포츠 분야 선수위원은 2명이다. 2010년 밴쿠버 겨울올림픽 때 선수위원으로 당선됐던 애덤 펭길리(영국·스켈레톤)와 안젤라 루기에로(미국·여자 아이스하키)다. 펭길리는 지난 15일 평창 메인프레스센터 근처 주차장에서 보안요원을 폭행하고 욕설을 한 사실이 드러나 물의를 빚고 IOC로부터 출국 조치를 당해 사실상 불명예 퇴진됐다. 이 자리를 꿰차기 위해 도전한 6명은 아르민 죄겔러(이탈리아·루지)와 안더 미람벨(스페인·스켈레톤), 키칸 랜들(미국), 아스트리드 우렌훌트 야콥센(노르웨이·이상 크로스컨트리), 엠바 테르호(핀란드·아이스하키), 장훙(중국·스피드스케이팅)이다. 이 중 랜들, 야콥센, 테르호, 장훙은 여자 선수다.

가장 경력이 화려한 건 죄겔러다. 그는 2002 솔트레이크시티와 2006 토리노동계올림픽 남자 루지 1인승에서 2연패를 달성했던 '루지 스타'다. 장훙은 2014년 소치 대회 때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1000m에서 금메달을 땄고, 테르호는 1998년과 2010년 핀란드 여자 아이스하키대표팀 일원으로 동메달 2개를 땄다. 그러나 선수 경력이 화려하다고 IOC 선수위원에 당선되는 건 아니다. 장훙은 신화통신과 인터뷰에서 "선수위원회 내엔 스피드스케이팅 선수가 없다. 모든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이 나를 선출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국제스키연맹(FIS) 선수위원으로 활동했던 랜들은 "FIS 선수위원회에서의 8년간 활동은 대단했다. IOC 선수위원으로도 활동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적었다.

김연아. [평창=연합뉴스]

김연아. [평창=연합뉴스]

한편 2010년 밴쿠버 대회에서 자크 로게 당시 IOC 위원장의 특별 지명으로 IOC 위원에 선출됐던 중국 여자 쇼트트랙 전설 양양도 평창올림픽을 끝으로 8년 임기를 채우고 물러난다. 유스올림픽 홍보대사를 하는 등 IOC와 긴밀한 관계를 이어왔던 '피겨 여왕' 김연아가 단연 주목받는다. 하지만 당장 평창올림픽 폐회 때 뽑힐 가능성은 크지 않다. "위원장 추천 IOC 선수위원 3명은 이전에 선수위원 출마 경력이 있어야 한다”는 규정이 있기 때문이다. 만약 선수위원이 아닌 일반 위원이 되려면, IOC 선거위원회가 후보를 선정해 집행위원회 심의를 거친 뒤 총회 승인을 받아야 한다. 다만 100~110명 선 안팎으로 운영되는 IOC 위원 운영 상황에서 토마스 바흐 현 IOC 위원장이 어떤 선택을 할 지 주목된다.

평창=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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