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흐름 순조로우면「급진」순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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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심산 김창숙선생을 기려 제정된 심산상의 제3회 수상자로 .역사학자 강만길교수(고려대)가선정됐다. 수상의 대상이 된 저서는『한국민족운동사론』과『일제시대 빈민생활사연구』.
심산상의 1회 수상자는『한국현대인물사론』을 쓴 송건호씨였고 2회는『민족문학과세계문학 I·Ⅱ』를 쓴 백악청교수(서울대) 였다.
심산상은 민족운동에 관한 학문적 저술을 남긴 실천적지식인에게 주어지는 것이 특징. 강교수는 대학생시절부터한국역사를 전공해오면서 치열한 현실대결의식을 토대로근·현대 한국민족운동의 뿌리와 이념을 규명하는 노력을 해왔다.
-축하드립니다. 먼저 선생님께서는 우리나라의 민족운동과 역사학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하고계십니까.
▲우리나라의 민족운동은 19세기 후반에는 국권수호와 반봉건민주주의 운동이었고 일제시대에는 국민주권주의에 의한 국권수복운동이었읍니다. 해방이후에는 민족통일운동과 독재에항거하는 민주주의운동으로 특징지워집니다.
역사계는 그동안 좌우대립등의사실을 부각시키는 쪽으로만 치우쳐 분단극복을 위한 노력이 미흡했읍니다.
-통일문제에 대한 전망은 어떻게 하고 계십니까.
▲분단과정을 몸으로 겪은 기성세대가 우리 사회의 민족문제를보는 시각과 젊은 사람들의시각에는 큰 차이가 존재합니다. 젊은이들의 급진주의를 우려하는소리가 사회 각계에 있읍니다만 그이유는 식민지·분단시대를 지나으면서「역사의 흐름」이 상당히막혔기 때문입니다. 앞으로의「역사의 흐름」이 순조로와진다면 급진은 순화될 것입니다.
민주주의가 발전되면「흡수론·병합론」의 입장에서 통일문제를 보는 기성세대 보다는 「체제접근론」적 입장에서 통일문제에 접근하는 젊은 사람들의 적극적인 자세가결실을 맺을수 있을것으로 봅니다.
-낙관적인 전망을 하고 계신데요. 민주주의 발전이라는 점에서이번 선거결과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시는지를.
▲우리 모두가 현명한 판단을 한것으로 봅니다. 민주주의 발전이한 고비를 넘어 큰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2·12총선의 한 연장으로 평가하고 싶습니다. 우리사회의 민주역량이 높아진 것을 보여준 것이지요. 총선직후 언론이 보여주었던 불안감은 엄청난 변화를앞두고 그에 적응하기가 벅차게 느껴진 부담감에 원인이 있지요.
-광주사태에 대한 처리문제는어떻게 보십니까.
▲광주사태는 민주화운동의 산물이었읍니다. 다시말해 민족운동의 일부입니다. 이에 대한 평가는 올바로 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책임자에 대한 처벌은 더이상 거론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우리역사를 볼때 시대가 바뀔때마다 뒤처리가 잘 안된 점도 있어 갈등을 느낄 사람들도 있겠지만 현실적으로 광주사태를 잘못 다루다가는「역사의 흐름」이다시 막혀버리는 것이 두렵습니다. 반동화의 여지는 아직 크게남아있읍니다. <강영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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