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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 개고기집 주인, NBC에 "소도 도축할 때 우는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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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은 기사 내용과 상관없음. 오른쪽은 SBS가 USA투데이 기사를 보도한 자료화면. [사진 연합뉴스·SBS]

왼쪽은 기사 내용과 상관없음. 오른쪽은 SBS가 USA투데이 기사를 보도한 자료화면. [사진 연합뉴스·SBS]

"소도 도축 당할 때 울어요. 그런데 사람들은 왜 개를 먹는 것만을 싫어하죠?"

강원도 강릉에서 개고기 전문 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13일(현지시간) 미국 NBC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NBC는 이날 '올림픽 엄중 단속은 메뉴에서 개고기를 추방하지 못했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평창 올림픽 기간 판매를 줄이려는 정부의 압력과 재정적 지원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개고기 식당들은 그들의 전통을 고수하고 있다"며 한국의 개고기 식용 문화를 보도했다.

NBC는 "한국 정부는 한국의 식용 개 문화가 외국인에게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는 것을 오랫동안 알고 있다"며 "겨울올림픽 유치를 위해 지난해 식당들에 200만원을 주고 개고기에 대한 언급을 없애도록 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해 평창군은 간판에 적힌 '개고기' '보신탕'을 '영양탕' 같은 다른 이름으로 바꾸는 식당에 최대 1000만원을 지원했다. 다만 이번 올림픽에서 개고기 판매를 못 하게 하는 정책은 없다.

[사진 CNN 방송 캡처]

[사진 CNN 방송 캡처]

국제행사 때마다 외신들은 개고기 식용 문제를 민감하게 다룬다. 미국 USA투데이는 평창 겨울올림픽 개막을 하루 앞둔 7일(현지시간) "개고기가 몸에 좋다는 믿음 때문에 한국에는 도처에 개고기 식당이 있고 매년 250만 마리가 식용으로 도축된다. 올림픽 경기장 근처 식당에서도 개고기를 판매한다"고 보도한 바 있다. 미국 CNN 앵커는 10일(현지시간) CNN 홈페이지에 "올림픽 그늘에 가려진 잔혹한 개고기 거래"라며 한국의 개고기 식용 문화를 비난했다.

미국USA투데이의 보도를 소개하는 SBS. [사진 SBS 방송 캡처]

미국USA투데이의 보도를 소개하는 SBS. [사진 SBS 방송 캡처]

정부는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 당시 개고기 판매를 금지했다. 이후 식당들은 '보신탕'이라는 상호 대신 '영양탕' '사철탕' '보양탕'같은 새로운 표현을 쓰기 시작했다.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 관계자는 NBC에 "정부는 관광객이 개고기에 불쾌감을 느끼길 원하지 않는다"고 했다.

개고기 판매가 한국에서 여전히 이뤄지고 있다고 비판하는 외신들의 보도에 대해 서양인의 일방적인 시각이 아니냐는 여론도 등장하고 있다. A씨는 NBC와 인터뷰에서 "개고기 식당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채혜선 기자 chae.hyes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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