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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완 관리 비자금 출처불명 100억 또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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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박지원(朴智元)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현대 비자금 1백50억원을 받아 전직 무기거래상 김영완(金榮浣.50.미국 체류)씨에게 관리시키면서 이중 1백20억원을 지금까지 남겨둔 것으로 드러났다.

또 김영완씨는 朴씨의 1백50억원과 권노갑(權魯甲)전 민주당 고문의 2백억원 외에 출처가 불분명한 1백억원 이상의 돈도 함께 관리해왔음이 새로 밝혀졌다.

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 중수부(安大熙검사장)는 3일 金씨가 변호인을 통해 제출한 진술서 등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대북 송금 사건으로 이미 구속기소된 朴씨를 특가법상 뇌물 혐의로 추가 기소했다.

朴씨는 2000년 4월 고(故) 정몽헌(鄭夢憲)현대아산 회장으로부터 금강산 카지노 및 면세점 설치 협조 청탁과 함께 1백50억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문효남(文孝男)대검 수사기획관은 "朴씨가 서울 P호텔 주점에서 이익치(李益治)전 현대증권 회장으로부터 1억원짜리 양도성예금증서(CD) 1백50장을 받은 뒤 이 호텔 객실에서 金씨를 만나 돈세탁을 부탁했던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文기획관은 "金씨는 측근 임모씨를 통해 이 CD들을 세탁해 사채시장에서 국민주택채권.어음 등으로 사고 팔면서 주식.채권.현금 형태로 바꿨다"면서 "지난 3월 초까지 수십차례에 걸쳐 朴씨가 요구할 때마다 현금으로 모두 30억원가량을 전달했고 1백20억원은 현재까지 관리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李전회장이 鄭회장으로부터 1백50억원을 받아 가로챘다는 朴씨의 '배달사고'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고 검찰은 밝혔다.

이에 앞서 검찰은 '현대비자금 1백50억원+α'에 대한 추적을 통해 金씨가 최근까지 관리해온 자금 2백3억원을 찾아내 압수했다.

검찰은 이 중 朴씨의 자금이 1백억원쯤 포함돼 있고, 權씨가 2000년 4.13총선 때 쓰고 남은 50억원은 들어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출처가 불분명한 1백여억원에 대해 추적 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또 2백3억원에 포함되지 않은 朴씨의 나머지 자금 수십억원과 權씨의 잔금 50억원의 행방을 쫓고 있다.

◆김영완씨 해외 동행 朴씨가 요청=김영완씨는 2000년 3~4월 싱가포르.중국에서 열린 네차례의 남북 정상회담 예비접촉에 朴씨의 요청으로 동행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검찰은 金씨가 진술서에서 '1998년 초 朴씨를 처음 만난 뒤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으며 朴씨와 호형호제하며 반말투로 대화할 정도로 친하다. 네차례의 남북 정상회담 예비접촉에도 朴씨의 요청으로 동행했다'고 밝혔다고 공개했다.

강주안.문병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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