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원 국회 의제·회기에 이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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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여야는 당 체제 정비가 끝나는 대로 곧 13대 국회의 개원 협상에 착수할 예정이나 원 구성 인선 내용뿐 아니라 회기·의제 등을 놓고도 4당간에 이견의 폭이 커 협상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민정 당은, 4일 신임 윤길중 대표위원 등 새 당직자들이 야당을 방문한데 이어 곧 막후 절충에 착수하며 평민·민주·공화당 등 3당도 내주 3김 회담에서 야당간의 의견을 조정한다.
원래 개원 국회는 대통령이 소집하고 의제도 원 구성으로 한정하는 것이 관례며 민정 당은 이 관례에 따라 원 구성만 하고 다시 임시 국회를 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공화당도 이에 동조하고 있으나 평민·민주당은 이번 국회의 성격이 종전과는 다르므로 2주일 정도 회기를 갖고 ▲국회법의 개정, 국정감사 법 제정 등 국회운영 방식 개선 ▲대통령 선거 부정 조사 및 특위의 구성 ▲보안법·집시법 등 반민주 악법 개정과 ▲최근의 노사문제·한미 통상문제를 다룰 것을 요구하고 있다.
광주사태·제5 공화국 비리 조사는 원론적인 차원에서 거론하되 조사 특위의 구성은 자칫하면 정국을 초반부터 지나치게 긴장시키고 초점이 흐리게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뒤로 미룰 작정이며 우선 대통령 선거 부정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이번 국회에서 특위 구성까지는 실현시킬 방침이다.
또 보안법·집시법 등의 개정을 위한 특별기구의 설치도 검토하고 있다.
특히 야당 측은 앞으로의 국정 감사 등에 대비해 국정 감사 법을 서둘러 제정하고 국회법도 바꿀 방침으로 국정 감사는 과거처럼 정기 감사방식도 검토하고 있으며 이밖에 ▲상임위예산 심의권의 부활 ▲국회·상위소집 권의 완화 ▲오후회의 소집방식 변경 ▲국정조사 요건 완화 등을 국회법 개정에 반영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는데 민정 당 측은 국정 감사는 수시로 할 것을 요청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또 원구성에 있어서는 민정 당에 국회의장, 민주·평민 당에 부의장 1명씩 배정하는데는 의견이 좁혀지고 있으나 민정 당이 내세운 국회 의장후보 김재순씨에 대해 평민·민주당이 반대하고 있고 상임위의 구체적 배정 내용에 대해서는 각 당 간의 의견이 크게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한편 3김 회담을 제안했던 김종필 공화당 총재는 국회의 TV 생중계를 3김 회담에 제안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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