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칼럼] 새만금, 제조와 ICT 융합 테스트베드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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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윤종구 건설기계부품연구원 원장

윤종구 건설기계부품연구원 원장

지난해 말 의원회관에서 문재인 정부 신산업 전략토론회가 ‘새로운 시대, 새로운 길’이라는 부제로 개최됐다. 대한민국이 마주한 4차 산업혁명이라는 시대적 변화에 어떻게 대처해 나갈 것인가를 놓고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는 자리였다. 이 자리에 참석한 홍영표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은 “이번 정부의 핵심과제로 ‘혁신성장’을 설정했다”라고 밝히고 “혁신성장은 4차 산업혁명의 물결 속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대한민국 신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주제발표와 토론이 이어지는 가운데 특히 주목한 것은 새만금이 언급됐다는 점이다. 신기술의 시험과 인증, 그리고 실증을 통한 초기 시장 창출을 위해 전략적 테스트베드 거점의 구축이 필요한데 적합한 지역이 바로 새만금이라는 것이다.

사실 전북 서북권은 건설기계 완성차 및 부품기업과 농기계, 상용차단지 등 제조업의 기반이 갖춰져 있고 국제공인시험기관(KOLAS)으로 인정을 받은 건설기계부품연구원이 자리하고 있어 제조와 ICT 융합 농·건설기계의 테스트베드가 만들어지기에 전혀 부족함이 없다.

토론회에선 주요업종, 신산업 전반으로 융합 얼라이언스를 확대하고 활성화를 촉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구체적 사례는 지난 2015년 출범한 자동차 융합 얼라이언스다. 완성차와 부품사, IT분야와 통신,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의 기업이 참여하고 이들이 융합·협업 연구개발(R&D) 과제의 기획 및 실행, 자동차와 이 업종 간 협력사업 발굴 등을 해 나간다는 것이다. 자동차와 연관산업의 구조 고도화, 국제경쟁력 제고 등 ‘2020 비전’을 실현하고 있는 자동차융합기술원의 추진 전략과도 맥을 같이 하고 있다.

2016년 기준 1300여개 기업이 77조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판교테크노밸리는 울산과 창원에 이어 한국산업의 심장으로 부상했다. 66만㎡ 규모의 판교테크노밸리에 7만5000여 근로자가 출근하고 있고 이 가운데 70%가 20, 30대 청년층이다. 지역 경제성장과 국가 균형발전정책으로 클러스터 정책이 시작된 이후 생산기능 중심의 산업단지에 R&D 기능을 강화한 혁신클러스터가 육성되기 시작했다.

건설기계부품연구원도 전북에 있는 관련 기업 중심의 미니클러스터를 활성화해 현대중공업 군산 조선소와 한국GM 군산공장의 조업 중단 등으로 위기를 겪고 있는 이 지역을 건설기계 특화단지로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정부도 올해 초 군산을 건설기계 특화단지로 조성해 나갈 것이라고 밝혀 건설기계부품연구원의 역할과 비중이 한층 확대될 전망이다. 제조와 ICT 융합 농·건설기계 테스트베드나 융합 얼라이언스가 혁신클러스터로 발전한다면 국토균형발전 차원에서도 새만금은 제2의 판교테크노밸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윤종구 건설기계부품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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