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 여제' 린지 본, ‘6.25참전’ 할아버지 이야기에 ‘울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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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알파인 스키 국가대표 린지 본이 9일 기자회견 도중 지난해 세상을 떠난 할아버지에 대한 질문을 받고 감정이 북받쳐 눈물을 흘리고 있다. [AP=연합뉴스]

미국 알파인 스키 국가대표 린지 본이 9일 기자회견 도중 지난해 세상을 떠난 할아버지에 대한 질문을 받고 감정이 북받쳐 눈물을 흘리고 있다. [AP=연합뉴스]

‘스키 여제’ 린지 본(34ㆍ미국)이 2018 평창 겨울올림픽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 소감을 전하던 중 눈물을 글썽였다.

본은 9일 강원도 평창 메인프레스센터(MPC)1 평창룸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이 될 평창 무대를 찾은 소감을 밝혔다. 시종일관 밝은 표정으로 소감을 밝히던 본은 할아버지와 관련한 질문을 받고 표정이 급속도로 어두워졌다.

본의 할아버지 도널드 킬도는 6.25 참전용사로, 손녀에게 스키를 가르친 주인공이다. 평창올림픽 알파인 스키 활강 경기가 열릴 정선 알파인경기장 일대가 6.25 전쟁 중 할아버지 킬도가 목숨을 걸고 지킨 지역이라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가 됐다.

지난해 11월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자 본이 한동안 슬럼프에 빠져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본은 평창으로 건너오기 전 미국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할아버지를 위해 반드시 평창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린지 본은 평창올림픽에서 알파인 스키 활강과 수퍼대회전, 복합 등 세 종목에 출전한다. [AP=연합뉴스]

린지 본은 평창올림픽에서 알파인 스키 활강과 수퍼대회전, 복합 등 세 종목에 출전한다. [AP=연합뉴스]

한 취재진이 할아버지를 언급하자 본은 “나에게는 감정이 복받치는 주제다. 그 질문이 나오지 않았다면 더 좋았을 것”이라며 울먹였다. 이어 “할아버지를 위해 경기를 정말 잘 했으면 좋겠다. 할아버지가 어디선가 나를 지켜보고 계실거라 생각하면 마음이 편안하다”며 특별한 감정을 드러냈다.

현재 컨디션에 대해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스키를 타기 가장 좋은 상태를 만들어왔다”고 언급한 본은 “올림픽 직전에 출전한 월드컵에서 (두 차례 연속) 우승해 자신감을 키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활강과 수퍼대회전, 알파인 복합 등 세 종목 출전을 공식 발표한 본은 출전 가능성이 열려 있었던 대회전을 포기한 이유에 대해 “무릎 상태를 고려할 때 메달을 따기 어렵다고 판단해 내린 결정”이라 설명했다.

평창올림픽 홍보대사 역할을 맡고 있는 본은 9일 개회식에도 참가할 예정이다. 본이 출전하는 경기는 오는 17일(수퍼대회전)과 21일(활강), 23일(알파인 복합)에 각각 열린다. 평창=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린지 본인 기자회견장에 자신의 애견 루시를 안고 들어오며 활짝 웃고 있다. [AP=연합뉴스]

린지 본인 기자회견장에 자신의 애견 루시를 안고 들어오며 활짝 웃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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