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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다니엘 린데만의 비정상의 눈

도전! 평창 올림픽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8면

다니엘 린데만 독일인·JTBC ‘비정상회담’ 전 출연자

다니엘 린데만 독일인·JTBC ‘비정상회담’ 전 출연자

드디어 내일이면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이 개막한다. 온 세계 시민들의 눈길이 1988년 이후 두 번째로 올림픽이 열리는 대한민국으로 쏠릴 것이다. “Let Everyone Shine(모두를 빛나게 하는 불꽃)”이라는 슬로건을 내건 이번 올림픽은 평화의 상징이다. 그런 만큼 남북관계에 좋은 영향을 끼치고 평화로운 동북아시아의 시작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내 친구들 중 두 명이 이번 올림픽에 참여한다. 선수가 아니라 지원 요원이나 자원봉사자로서다. 처음엔 부럽기도 했다. 그런데 한 친구는 석 달 넘게 아예 평창 기숙사에서 지내며 추위 속 바깥 일을 하느라 고생이 이만저만 아니다. 다른 친구는 사무실에서 종일 랩톱만 봤더니 눈도 아프고 해서 2주째 퇴근하자마자 잠만 잔다고 했다.

이번 올림픽은 나한테도 아주 중요하지만 부담스러운 도전이 될 듯하다. 처음으로 독일의 제일 큰 방송국에서 섭외요청이 들어왔다. 개막식 때 독일 스포츠 기자들과 함께 생방송을 할 예정이다. ‘대한민국 문화 전문가’로 출연하는 건데 긴장이 많이 된다.

비정상의 눈 2/8

비정상의 눈 2/8

독일의 다큐프로그램에 두 번 출연한 적이 있지만 생방송은 처음이다. 독일어로 하는 방송이고 내용도 그다지 어렵지 않아서 크게 걱정을 안 했는데 생각해 보니 오히려 한국방송보다 더 부담이 된다. 한국에서는 말이 틀려도 외국인이라서 봐주기도 하고 고맙게도 시청자들이 호의적이기 때문에 마음 편하게 방송을 한다. 하지만 독일방송은 말을 완벽하게 해야 하고 한국에 대한 정보도 정확하게 전달해야 하는 것이 분명하다. 더군다나 독일의 제일 큰 방송국이고 올림픽에 대한 관심도가 매우 높은 편이라 500만 명 넘게 이 방송을 본다고 한다. 지금까지도 양국의 교류를 위해 일해 왔다고 생각하지만 이번 생방송만큼 부담스러운 일도 없었던 것 같다.

평창 올림픽이 대한민국에 많은 기회와 즐거움을 줄 수 있을 거라 본다. 그만큼 선수들뿐만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든 올림픽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부담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그들이 정성껏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응원해 주자. 그래서 이번 올림픽이 좋은 변화와 평화를 확장하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자.

다니엘 린데만 독일인·JTBC ‘비정상회담’ 전 출연자